텔레칩스가 반도체 전문 업체에서 탈피, 보드 솔루션으로 중국 시장을 뚫었다. 보드를 구매해 케이스만 씌워 파는 디자인하우스가 포진한 중국 시장에 특화된 방식을 택한 것이다.
텔레칩스(대표 서민호)는 중국 시장용 스마트패드 솔루션을 개발, 지난해 200만개를 판매했다고 27일 밝혔다.
중국은 휴대폰 베이스밴드(모뎀)칩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업체 미디어텍이 선점한 곳이다. 미디어텍은 자사 모바일 AP, 베이스밴드, 각종 고주파(RF) 반도체를 묶어 휴대폰·스마트패드 회로기판(PCB)을 통째로 제공해왔다. 미디어텍이 제공한 레퍼런스보드를 디자인하우스가 받아서 케이스를 조립해 바로 팔았다. 중국 샨자이 시장(짝퉁 시장)이 활성화 되고 저가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진 것도 이런 방식 덕분이다.
텔레칩스는 자사 모바일 AP와 모바일TV(CMMB) 수신용 칩에 퀄컴이나 미디어텍 베이스밴드를 묶어 스마트패드 솔루션을 제작했다. 보드를 디자인하우스에 판매하는 한편 중국 스마트패드 중견 기업인 코비에도 300만~400만개씩 공급키로 했다. 셋톱박스 시장에서도 자사 AP를 넣은 보드를 만들어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 회사는 반도체 팹리스로 출발해 칩만 개발해오다 지난 2011년부터 솔루션 회사로 진화했다. 지금은 차량용 반도체(오디오 프로세서, 내비게이션용 AP)와 스마트패드·셋톱박스 솔루션 개발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솔루션 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가운데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보강했다.
서민호 사장은 “중국 시장은 솔루션·PCB·디자인하우스 분업 환경이 탄탄하게 구축된 곳이라 솔루션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500만개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출 목표를 900억원으로 세우고 사상 최대 실적에 도전한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