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의 림 인수 가능성이 대두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 외교관계가 적지 않은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진단했다. 웡 와이밍 레노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다보스포럼 현장에서 림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외신의 전망이 쏟아졌다.

27일 인베스터플레이스 등 미국 투자 전문 매체는 레노버의 림 인수 계획이 하드웨어(HW)가 아닌 소프트웨어(SW)를 겨냥할 경우 미국·캐나다 정부가 제기하는 보안 문제가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주말 캐나다 매체 내쇼널포스트는 캐나다 정부가 레노버의 림 인수설 보도 이후 세부 조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림의 주요 매출이 북미시장에서 나오고 있는데다 블랙베리가 미국 공공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을 고려하면 캐나다·미국 정부가 보안 이슈를 제기해 림의 모바일 소프트웨어를 중국에 넘겨주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쇼널포스트에 따르면 짐 플라허티 캐나다 재무장관은 “(인수 건은)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사항”이라며 해외 기업의 자국 IT기업 인수 제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림의 서버와 메시징 시스템은 미군과 주요 공공기관을 포함한 미국 정부의 기밀 메시지와 데이터 등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인베스터플레이스는 “`블랙베리10`은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정보처리표준(FIPS)의 암호화 모듈에 대한 보안 요구를 통과해 어떤 정부기관이나 보안 기업에도 공급이 가능하다”고 지적하며 “최근의 중국과 미국 정부 관계를 고려할 때 중국 소유의 블랙베리를 미국 펜타곤과 공공기관이 계속 사용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레노버가 블랙베리의 HW 부문만 인수한다면 보안 이슈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앞서 림 CEO가 자사 SW를 경쟁 모바일 기기 업체에 라이선스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 등을 고려한다면 분리 매각 시나리오도 힘을 얻고 있다. 이 경우 림은 운용체계(OS)와 메시징 서버, 데이터 저장 등에 대한 보안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