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계가 “절대 도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바꿔 롱텀에벌루션(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했다. 영업정지 기간이 끝나자마자 관련 상품을 내놓겠다고 LG유플러스가 지난 25일 밝힌 지 하루만에 KT, SK텔레콤이 차례로 유사한 요금제를 내놨다.
3G(세대) 서비스에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했다가 일부 `헤비 유저`에 의한 막대한 트래픽 폭증을 겪은 통신사로서는 예상 밖의 행보다. LG유플러스가 영업정지 기간동안 빼앗긴 가입자를 다시 찾아오기 위해 `무제한 요금제`를 전격 도입하자 가입자 이탈을 우려한 타사가 따라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통신 3사가 내놓은 LTE 무제한 요금제 구조는 대동소이하다. LG유플러스와 KT는 9만5000원·11만원·13만원 등 금액기준 상위 3개의 요금제를 쓸 경우 주어진 데이터를 모두 쓰더라도 하루 3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LTE 속도로 사용할 수 있다. 기본제공 데이터 용량과 추가 3GB를 모두 쓴 경우 2메가비트(Mbps) 속도로 계속 이용이 가능한 방식이다.
LG유플러스·KT보다 하루 늦게 LTE 무제한 요금제를 공개한 SK텔레콤은 10만9000원 요금제 하나만 내놨다. 기본 제공량인 18GB를 다 쓰면 하루 3GB를 제공하고 그 이후 속도를 제한하는 방식은 유사하다. 3사 모두 1월 말부터 4월 30일까지 3개월 간 프로모션 형태로 운영한다.
SK텔레콤은 여기에다 다른 가입자와 남은 데이터 제공량을 공유할 수 있는 `T끼리 선물하기`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도 추가로 내놨다. LTE 가입자는 한 달 최대 2GB의 데이터 서비스 용량을 2회에 걸쳐 다른 가입자에게 선물할 수 있다. 또 메신저 서비스 `조인`을 앞으로 완전 무료로 계속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LTE 무제한 요금제는 `데이터 중심`으로 요금제를 점차 개편하려는 분위기에는 찬물을 끼얹는다.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초점은 통화 대신 데이터 서비스 이용이 늘어나는 만큼, 음성통화에 대한 요금 비중을 낮추고 데이터에 대해 제 값을 받자는 것이다. 모바일 트래픽 급증에 대응할 수 있는 설비투자 비용도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개편을 통해 합리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다.
특히 음성통화도 LTE에 기반한 IP 서비스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LTE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3G처럼 통신사에는 실익보다 부담만 안겨줄 가능성이 높다. 또 일부 헤비 유저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다수 사용자가 불편을 겪을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통신사는 프로모션 기간이 끝나면 무제한 가입자를 받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프로모션 기간이 끝난 후에는 3사가 동시에 종료할 가능성이 높으며 기본료가 더 싼 무제한 요금제 추가 도입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