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4시 전라남도 고흥군 외나로도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I)가 하늘 문을 두드린다. 1·2차 발사 실패, 두 차례 연기된 3차 발사 후, 우주강국 실현을 위한 마지막 도전이다.
지난해 11월 29일 나로호는 발사를 16분 52초 앞두고 발사가 중지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상단부 추력방향제어기(TVC) 펌프 관련 전자기기 이상으로 발사 연기를 결정했다. 한 달여 전 발사체 연결부 헬륨 가스 누출로 발사 취소된 이후로 두 번째 연기다. 교과부 측은 현 정부 안에 발사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나로호 3차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 발사 기준일을 오늘로 다시 잡았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이상 하늘 문이 열리는 `발사 윈도(Launching Window)`는 오후 3시 55분에서 6시 55분 사이로 나로호는 이 시각 우주를 향해 솟아오른다. 항우연 측은 “오후 4시께 나로호 발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로호 최종발사를 결정하는 발사관리위원회는 30일 발사리허설에 대한 한·러비행시험위원회(FTC)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검토한다. 발사가능시간대의 기상상황과 우주환경 상황, 우주 물체와 나로호가 충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분석해 발사시각을 결정한다.
나로호 발사 여부는 환경적 상황과 기술적 상황이 좌우한다. 환경 상황에 대해 관리위원회가 기상청·공군 등과 연계해 나로호를 쏘기 위한 주변 상황을 철저히 분석한다. 가장 큰 환경요소는 비구름과 바람이다. 비구름이 비행궤적 주변 20㎞ 이내에 있으면 낙뢰가 발생해 발사체 전자장비와 탑재체에 전기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바람은 지상에서 풍속이 15m/s가 넘으면 발사 때 발사체 자세제어와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다. 기상청에 따르면 30일 외나로도 하늘에는 구름이 끼지만 낙뢰는 없을 것으로 예보됐다. 바람도 2~3m/s 수준이다.
발사 성공까지 앞을 가늠할 수 없는 것이 기술적 상황이다. 민감한 부품과 복잡한 발사체계를 갖춘 나로호의 어떤 부품이 이상을 일으킬지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나로호 1차 발사 때는 발사 이륙 후 216초 구간에서 페어링 분리명령을 내렸으나 한쪽 페어링이 떨어지지 않았다.
2차 발사는 나로호 이륙 137초 후 발사체 내부에 폭발이 발생했다. 우리나라는 러시아가 만든 `1단 추진시스템 이상 작동`을, 러시아는 우리 기술로 만든 `2단 비행 종단시스템(FTS) 오작동`을 주장했다. 정확한 원인에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10월 26일 3차는 발사 이전 고무 실(seal) 파손이 발사를 멈추게 했고 11월 29일 두 번째 3차 발사에서는 과전류가 흘러 전자장비를 손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요소와 기술 요소가 발사 요건을 모두 만족하게 되면 나로호는 발사 15분 전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카운트다운 0초가 되는 순간 나로호 발사체는 뜨거운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른다. 나로호 최종 발사 성공은 발사 12시간 후에 확인가능하다. 나로과학위성이 궤도에 들어 지상국(대전 KAIST 인공위성연구센터)과 교신을 하게 되면 `우주 강국 대한민국` 꿈을 이룬다.
외나로도(고흥)=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