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뿌리산업을 육성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내놨다. 지난해 말 수립한 `제1차 뿌리산업 진흥 기본계획(5개년 계획)`을 구체화해 처음으로 내놓은 연간 실행계획이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중소기업청 등 관계부처와 생산기술연구원·기술보증기금·무역보험공사·자본재공제조합 등 지원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예산도 총 59개 과제에 7916억원이 투입된다. 전년도보다 5.2% 늘어났다.
뿌리산업은 주조·금형·용접·열처리·표면처리 등 공정기술을 바탕으로 한 기초 공정산업이다. 우리나라 조선·자동차 산업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선 것도 뿌리 산업이 튼튼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젊은 층이 용접이나 주조·금형 업종을 3D 업종으로 인식하고 취업을 기피하면서 인력감소와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과거에는 수출산업 역군으로 당당히 한몫하던 산업군이었지만 이제는 상당부분 외국인 근로자가 대신하는 실정이다.
정부가 뿌리산업 육성에 관계부처와 지원기관을 패키지화한 것은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등 최종 제품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수요소일 뿐만 아니라 수요처인 주력산업과 긴밀한 협력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뿌리기술 전문기업을 지정해 우대하고 `뿌리기업 명가`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뿌리산업 종사자의 자긍심을 높임과 동시에 뿌리인력 선순환구조를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뿌리산업진흥센터와 뿌리 연구조합 등 뿌리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에 대한 기대도 크다.
뿌리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대기업이나 중견기업 비중이 작다. 10인 미만의 소공인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뿌리산업은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제 정부는 뿌리산업 육성을 위해 첫 걸음을 뗐다. 우리 뿌리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실행계획을 끊임없이 업그레이드하는 작업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