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심장부에 벤처투자 `1조원` 쏜다

삼성전자가 1조2000억원대의 벤처펀드를 조성,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격 진출한다.

4일(현지시각) 비즈니스위크, 시카코트리뷴, 새너제이 머큐리 등 다수의 외신들은 삼성전자가 총 11억달러(한화 약 1조2000억원)의 벤처 펀드 2개를 조성, 실리콘밸리에 본격 입성한다고 앞다퉈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투자를 통해 메모리 칩과 전자부품 사업부에 신규 비즈니스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 벤처스 아메리카 펀드 10억달러, 카탈리스트 펀드 1000만달러의 펀드를 조성한다. 초기 단계의 스트타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며 먼로파크에 위치한 삼성전자의 전략 및 혁신 센터(SSIC)에 대한 투자도 이뤄진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SSIC를 책임지고 있는 손영권 삼성전자 디바이스 솔루션 사장 겸 최고 전략 책임자(CSO)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핫스폿과 글로벌 재능에 깊숙히 진입해야 한다”며 “이곳은 파괴적인 힘의 진원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인텔, 구글, MS 등 다른 대규모 테크놀로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 역시 미래 사업에 기여할 기술 개발에 돈을 사용하려 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은 기초과학 및 테크놀로지 스타트업에는 투자를 하지 않고 있어 삼성전자가 그 간극을 메꿀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사장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새 펀드는 인터넷 접속 기반 단말기, 모바일 헬스, 컴퓨터-휴먼 인터페이스,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모바일 정보보호 등에 주로 투자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기업과 혁신적 개발자들이 기술 개발과 사업 발전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삼성전자가 멘토십과 함께 사업 제휴의 기회도 주게 된다.

투자의 일환으로 현지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삼성크리에이트 챌린지(SamsungCreate Challenge)`라는 혁신경진대회를 열고 우승자에게 1000만 달러의 초기 투자자금과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과 관련해서는 팔로알토 소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개방혁신센터(SOIC)를 신설했다. 이 센터는 구글 출신인 데이비드 은 부사장이 맡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리콘밸리 소재 반도체 사업부 및 연구법인 건물을 신규 및 확대 증축하며 투자를 늘린 바 있다. 지난 12월 말에는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근처에 반도체사업부(Samsung Semiconductor) R&D센터 등 신규 R&D센터 2곳 오픈과 사무소 확대 운영 계획을 발표했는데, 삼성전자 반도체는 새너제이 사무실을 확대하며 2개의 새로운 시설을 오픈한다. 그 중 하나는 110만평방피트(약 10만2000평방미터, 약 3만평)에 달한다. 또 삼성IS 미국법인(Samsung Information Systems America)이 입주할 새 빌딩도 마련했다. 이 빌딩은 8.5에이커(약 3만4400평방미터, 약 1만400평) 넓이의 6층 높이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