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니어 네이버나 다음 키즈짱 등 유명 어린이 포털에 저작권 도용 게임이 무더기로 서비스되고 있다. 어린이가 인터넷을 배우면서 가장 먼저, 가장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가 저작권 사각지대로 방치된 셈이다.
NHN이 운영하는 쥬니어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 키즈짱에는 슈퍼마리오나 바람돌이 소닉, 동킹콩, 마인크래프트 등 인기 캐릭터가 등장하는 플래시 게임이 수백 편 올라와 있다. 저작권자와 캐릭터 사용 계약을 하지 않고 제작한 게임이다. 포털은 외부 제작사가 만든 플래시 게임을 채널링 방식으로 서비스한다.
인기 캐릭터를 사용한 게임을 공공연히 서비스하지만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단속 실익이 적어 권리자가 적극적으로 권리 주장을 않기 때문이다. 해외 캐릭터를 라이선스할 때 국내 단속권까지 계약하는 사례가 드물어 국내 사업자가 단속에 어려움을 겪는 것도 원인이다.
포털 역시 저작권자의 문제 제기가 없다는 이유로 묵인한다. 포털 관계자는 “우리는 채널링 계약을 맺은 외부 업체 게임을 단순 서비스할 뿐”이라고 말했다. 본지 취재가 들어가자 어린이 포털은 “확인 결과 저작권 위반 소지가 있음을 인지했다”며 문제가 된 게임들을 일제히 내렸다.
김용욱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상담팀장은 “인터넷 서비스 업체는 저작권자가 이의 제기할 때까지 기다리는 경향이 있다”며 “포털이 권리 침해 사실을 알고도 서비스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자유롭게 올리는 게시판이 아니라 포털 책임 하에 관리하는 서비스에서 일어난 일이라면 포털 책임이 더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진원 대구대 법학부 교수는 “인기 캐릭터를 그대로 혹은 변형해 사용하면 저작권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이라며 “저작권 문제가 해결 안 된 성인만화를 포털에 올린 사건에 대해 법원이 포털의 책임을 물은 판례도 있다”고 말했다. 포털에 검수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닌텐도 측은 “슈퍼마리오 캐릭터를 사용한 게임이 있음을 알고 있다”며 “게임 사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복제품이나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모방 제품에 강경하게 대응하며 지식재산권 침해로 판단되면 필요에 따라 민형사 소송 등 법적조치를 취한다”고 밝혔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