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로 등극한 중국 화웨이가 미국·EU·호주 등 선진시장에서 무역마찰이 고조되면서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윈도폰 등 새로운 제품군을 내세워 도전한다.
6일 니혼게이자이,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통신장비 부문 무역 마찰이 확산되면서 이를 상쇄하고 새로운 현금창출원을 발굴하기 위해 신흥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주력 품목은 스마트폰과 기업용 시스템통합(SI) 등이다.
화웨이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 운용체계(OS)를 탑재한 스마트폰 `4아프리카`를 개발, 150달러에 아프리카 7개 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휴대폰 판매가 가장 가파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4억4500만대의 휴대폰 중 10%가 스마트폰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오는 2017년에는 대부분 스마트폰으로 교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화웨이의 활약은 대단했다. 글로벌모바일공급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말까지 상업 운용이 시작된 전 세계 롱텀에벌루션(LTE) 네트워크 145개 중 절반에 해당하는 73개 망에 화웨이 장비가 쓰였다. 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8%가 늘었고 지난해 4분기에는 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가 됐다. 올해 매출 역시 작년대비 12%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가 급성장하자 각 국에서 견제가 본격화됐다. 유럽연합(EU)은 `반덤핑` 혐의를 씌웠다. EU 측은 중국 정부가 중국은행을 통해 신용공여를 제공해 화웨이에 보조금을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그 덕분에 화웨이는 저가 공세를 펼쳐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매출을 3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봤다. EU는 화웨이에 통신장비 가격을 29%정도 인상하라고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실제 유럽 통신장비업체들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핀란드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대비 9% 감소했고, 프랑스 알카텔루슨트는 지난해 2분기부터 연속 적자를 기록해 최근 5000명의 인원 감축을 발표했다.
미국·호주 등은 `국가 안보 위협` 혐의를 씌웠다. 화웨이의 창업자가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인데다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걸 빌미로 내세웠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미국 정부기관이 화웨이 장비 도입을 중단하고 화웨이가 미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지 못하도록 제재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호주에서는 지난해 고속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참여를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미국 언론사 해킹에 중국 정부와 중국 IT기업이 배후에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양국간 외교문제로 확전형국이다. 중국 인민일보는 “정치·경제적 상황이 변화하는 만큼 미국도 아시아 국가를 보는 눈이 달라져야한다”고 지적했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