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와 대형 가맹점 간 무이자할부(프로모션) 비용 분담을 놓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오는 17일과 28일 전업 카드사들이 또 다시 무이자할부를 중단할 태세여서 소비자 불편이 예상된다.
신한, 삼성, 롯데, 현대, 하나SK카드는 오는 17일 무이자할부 프로모션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KB국민, 비씨카드도 28일 무이자할부를 중단한다. 다만 롯데카드는 별도 신청자에 한해 2월 28일까지 무이자할부 시기를 연장해주고 계열사인 롯데마트, 백화점, 롯데슈퍼 등은 무이자할부가 지속된다.
해당 업종은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인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 면세점, 항공사와 통신사 등 282곳이다.
새해 들어 카드사들은 여론의 뭇매를 맞고 무이자할부 중단을 철회했지만 대형 가맹점과 무이자할부 프로모션 비용 분담 문제를 놓고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해 또다시 중단키로 했다.
새롭게 바뀐 여신전문금융법(여전법)에 따라 카드사는 무이자할부 등 프로모션 비용의 50% 이상을 초과해 부담하지 못한다. 결국 마케팅 비용의 50% 이상을 대형 가맹점이 부담해야 하는데, 이들 가맹점이 수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카드사들은 상시 행사용 무이자 할부를 다시 중단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맞선다.
무이자 할부를 고객 편의 차원에서 1개월 정도 유예했지만, 지속될 경우 카드사가 마케팅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전법에도 위배된다고 논리다.
다만 카드사들은 소비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철회 가능성도 열어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17일 무이자할부 중단을 내부에서 확정했지만 협상 결과에 따라 계획이 철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도 “대형 가맹점 또한 무이자 할부가 중단되면 매출에 타격이 있기 때문에 협상 진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무이자할부를 상시 서비스로 인식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카드사와 가맹점이 시장 원리로 풀어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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