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하드웨어 사업이 험난한 앞길을 예고하고 있다. 첫 스마트패드 `서피스RT`가 판매 부진으로 실망감을 안겨준 데 이어 차기 야심작 `서피스 프로`는 시판도 하지 않아 큰 비판에 직면했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블룸버그 등 미국 주요 언론은 오는 9일 정식 판매에 돌입할 서피스 프로에 대해 `태블릿도, PC도 아니다`라는 등의 악평을 쏟아내고 있다. 로이터는 “서피스 프로에 대한 부정적 리뷰들이 대거 나오면서 애플을 겨냥하겠다는 MS의 전략에 그늘이 드리워졌다”고 평가했다. 서피스 프로는 MS가 모바일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윈도8` 최신 운용체계(OS) 전체 버전을 탑재해 내놓은 야심작이다.
MS는 지난해 10월 첫 스마트패드 서피스RT를 내놓았으나 가격대비 성능 등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IDC는 MS가 서피스RT가 100만대 이상 판매했을 것으로 봤지만, 최근 IHS아이서플라이는 이보다 훨씬 적은 70만대에 그친다고 수정했다. 실제 소비자에게 판매된 것은 출하량의 55~60%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비난의 핵심은 가격은 높지만 제원은 삼성전자·애플 등 경쟁사보다 낮다는 점이었다. 상당수 매체는 서피스 프로가 PC에 근접하는 가격에도 성능은 아이패드보다 못하다며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서피스 프로는 64·128GB 와이파이 버전이 있으며, 가격은 899달러(약 98만원)부터 시작한다. 로이터는 “아이패드보다 200달러 비싸고 64GB `맥북에어` 노트PC(999달러)에 가까운 가격”이라며 “MS는 이 제품이 윈도8 OS를 완전히 탑재한 첫 제품이라 내세우지만, 스마트패드와 PC 사이 어중간한 위치로 혹평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의 유명 칼럼니스트 리치 자로슬로브스키도 `MS는 스마트패드가 아닌 진짜 PC를 내놨다`는 글을 통해 “스마트패드 폼팩터에 탈부착 키보드와 터치스크린을 갖춰 아이패드를 닮고 싶어했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며 “펜도 포함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가 가진 전용 보관 장소는 없다”고 편의성에 아쉬워했다.
두껍고, 무겁고, 배터리 수명이 4시간을 못 간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64GB 제품의 사용가능 스토리지 공간이 23GB에 그친다는 점도 지적됐다. 올싱스디는 “신·구형 소프트웨어가 빠르게 잘 돌아가지만 아이패드보다 커서 휴대가 힘들고 비싼데다 배터리 수명도 짧다”며 “표준 배터리 테스트 결과 4시간이 안 돼 아이패드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평가했다. ZD넷은 “무게·배터리 용량 차원에서 태블릿으로 적절치 않다”며 “더 저렴하고 배터리 수명도 긴 윈도8 기반 PC 보다 못하다”고 악평했다.
100달러(약 10만원) 이상을 더 들여 별도로 키보드 커버를 사야한다는 점, MS의 핵심 애플리케이션 오피스가 탑재돼 있지 않은 점도 구설수에 올랐다.
[표] MS `서피스 프로` 주요 제원과 평가
자료:외신 종합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