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내통신'도 이제 번호이동 가능…경쟁 불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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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특정 빌딩에서 전용으로 사용하는 `구내통신` 시장에 번호이동제도가 도입되면서 통신사 간 경쟁이 불붙었다. 구내통신 번호이동은 사내 유선전화도 쓰던 번호 그대로 통신사를 바꿀 수 있는 제도다. 사실상 번호이동이 막혀 있던 작년까지 번호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기업고객 특성상 후발업체들이 수주 기회를 잡기가 어려웠다. 제한이 풀리면서 가격·서비스를 앞세운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가격·기능 좋으면 쓰던 번호 그대로 이동

7일 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KT가 80%가 넘는 시장 점유율로 패권을 쥔 구내통신 시장에서 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후발 통신사로 `윈백(다른 회사의 동종 시스템으로 교체하는 것)`하는 사례가 늘었다. 번호이동성이 풀려 휴대폰 시장처럼 더욱 싼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에 번호를 변경하지 않고도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구내통신 망으로 KT를 이용하던 대형 고객 중 두세 기업이 LG유플러스나 SK브로드밴드로 이미 이동했다”며 “번호를 유지하고자 하면서도 특히 가격에 민감한 중소기업·소호(SOHO) 가입자 이동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구내통신은 개인이 사용하는 이동통신처럼 정해진 틀 없이 협상으로 가격이 진행된다. 이 때문에 치열한 눈치보기 작전이 벌어진다. 통신사 관계자는 “선발 업체가 가졌던 `번호 유지` 프리미엄이 없어지면서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게 관건이 됐다”고 말했다. 네트워크를 이용한 에너지관리·보안관제 등 다양한 기능이 구내통신에 포함되면서 `스마트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번호 소비 가속화, “연속번호 확보하라”

번호이동제도가 시행되면서 통신사는 번호 확보에 사활을 건다. 통신사만 바꾸는 번호이동이 늘수록 번호자원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신규로 구내통신 시스템을 발주하는 기업들이 `연속번호`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통신사의 고민도 깊어졌다. 가령 경기도 새 빌딩에 입주하는 기업은 번호 체계 효율화를 위해 031(지역번호)-XXXX(국번)에 이어 붙는 네 자리를 3000~3999 식으로 연속하는 번호를 원한다. 하지만 중간중간 소규모 기업 고객이나 개인 가입자가 해당 번호를 쓰고 있어 연속번호를 배정하기가 쉽지 않다.

통신사 관계자는 “배정받은 번호 자체가 비교적 넉넉하게 남아 있지만, 연속번호를 배정하기에는 빠듯한 상황”이라며 “연속번호를 제공하지 못하면 경쟁사에 고객을 빼앗기기 십상”이라고 토로했다. 전통적 유선 시장 강자로 사용번호의 양이 압도적인 KT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번호배분 담당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원칙적으로 전체 배분량에서 일정 비율 이상으로 포화상태가 되지 않으면 추가 번호 배분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구내통신 번호이동제 시행 전후 비교

'구내통신'도 이제 번호이동 가능…경쟁 불붙어!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