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이 신흥시장을 최우선에 놓고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신흥시장은 3G〃4G 통신 인프라 구축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장비·부품·응용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최대 수요처로 부상했다.

11일 외신을 종합하면 글로벌 통신·모바일·반도체 기업은 올해 아프리카·러시아·동남아 등 신흥 국가를 타깃으로 한 전략 제품 출시와 마케팅 공세를 강화한다.
동남아와 아프리카는 3G 인프라가 확산되면서 통신장비 기업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 통신사 보다콤은 지난달 탄자니아에 3G 인프라 구축에 착수해 오는 4월 완료한다. 국가정보통신기술광대역백본(NICTBB)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아프리카 전역에 3G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스마트폰 기업의 눈은 이미 신흥시장에 쏠려 있다.
애플은 올해 러시아 기반의 온라인 앱스토어를 열어 처음으로 직접 판매를 개시한다. 오프라인 매장도 대폭 늘릴 계획이다. 러시아·CIS·터키 등 지역 마케팅을 책임질 현지 마케팅 임원도 채용한다. 현지화 전략 일환이다. 애플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에도 첫 온라인 스토어를 개설했다. 이 지역 유통망 구축에 200만달러(22억원)를 투자한다.
MS는 지난주 중국과 멕시코·아프리카 등을 포함하는 신흥시장 마케팅 임원을 새로 임명했다. 새 임원은 현지화 된 광고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략 수립에 집중한다.
레노버·화웨이 등 중국 IT기업도 저가 제품을 필두로 신흥시장에 진입한다. 화웨이는 MS와 손잡고 윈도폰 운용체계(OS)를 탑재한 150달러대 초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이미 아프리카 7개국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레노버도 러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지에서 스마트폰 판매에 돌입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급성장하는 신흥시장을 타깃으로 올해 50달러(5만원) 이하 스마트폰이 출현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크 헝 가트너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도 50달러 이하 저가 스마트폰 플랫폼을 타깃으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은 동아프리카 최대 통신사 사파리컴과 함께 `요로(YOLO)` 스마트폰을 지난달 말 내놨다. 인텔의 저가 스마트폰용 칩을 탑재한 이 폰은 아프리카 공략을 위한 맞춤형 제품이다. 인텔은 올해 신흥시장을 타깃으로 반도체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퀄컴은 향후 5년간 중국·라틴 아메리카 등 3G로 전환하는 피처폰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사장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퀄컴은 지난 분기 신흥시장에서만 갑절이 넘는 모바일 칩셋을 판매해 성장을 이뤘다”고 밝히기도 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