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주 나오는 벤처 성공신화가 우리나라에서는 잘 나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벤처 전문가들이 끊임없이 지적하지만 좀처럼 실현되지 않는 것이 있다. 벤처 패자 부활제와 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활용한 원활한 자금 조달이다. 정부의 벤처 활성화 대책에도 단골 메뉴처럼 들어있지만 쉽지 않다.
최근 전자신문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새싹포럼 참가 스타트업 기업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곧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 거는 스타트업 및 벤처 활성화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제로는 역시 M&A 활성화와 실패 후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는 패자 부활 사회 구현을 꼽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줄곧 중소기업 정책을 강조해왔다. 대통령 당선 후 첫 공식 행사를 중소기업과 함께했고 중소기업 대통령이 될 것임을 약속했다. 청년 사업가가 박근혜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기도 하다.
벤처가 활성화하려면 자금 조달이 활발해야 한다. 하지만 엔젤은 과거 벤처 거품 붕괴 이후 사라지다시피 했고 벤처캐피털은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기업공개(IPO) 등으로 한정돼 있다는 이유를 들어 극히 보수적인 태도다. 투자 선순환이 돼야 하는 벤처 산업이 이른바 `돈맥경화` 증상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자금조달이 원활해지려면 벤처캐피털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M&A다. M&A가 활성화되면 벤처캐피털이 자금을 회수하기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재투자도 활기를 띤다. 또 기업을 M&A한 기업은 새 아이디어와 기술로 사업을 더 키울 수 있게 된다.
또 하나는 패자부활 사회 구현이다. 국내에는 기업을 한 번 일으키면 한 우물을 파서 성공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인식은 사업에 한 번 실패하면 낙인을 찍어 재기하지 못하도록 한다. 벤처의 요람인 실리콘밸리도 기업이 성공하기까지는 평균 서너 번의 실패를 경험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젠 국내에서도 실패 경험을 밑거름 삼아 재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벤처 M&A 활성화와 패자 부활 사회 구현은 중소기업 대통령으로 성공하려면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