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포인트 기부…소멸금액의 500분의 1 불과

신용카드 포인트가 연간 1000억원 이상 쓸모없이 버려지고 있는데 이어 카드사들이 운영하는 포인트 기부제도 역시 유명무실한 전시성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

카드 포인트 사용을 활성화한다고 포인트 기부 프로그램을 앞다퉈 도입했지만 연간 기부금액이 평균 2억원에도 못 미치고 있다. 버려지는 포인트의 500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삼성, 비씨, KB국민카드 등이 상생을 외치며 기부 포인트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신한카드의 `아름인`, 삼성카드 `사랑의 펀드`, KB국민카드 `포인트리 상시 기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신한카드는 금융권 최초로 기부전용 사이트인 `아름인`을 출범시켰다. 당시 신한카드는 소외계층 등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다양한 테마를 선정해 모금활동을 펼치는 등 아름인 이미지 알리기에 나섰다. 기부처도 200곳을 지정하고 환경단체, 동물보호단체 등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실적은 신통찮다.

최근 5년간 기부실적은 2008년 8억4800만원, 2009년 9억1000만원, 2010년 5억5600만원, 2011년 3억1700만원, 2012년 2억3500만원으로 급감했다.

삼성카드도 백혈병, 소아암 환자와 저소득층 어린이 지원을 위해 `사랑의 펀드`를 운영 중이다. 삼성카드는 포인트뿐 아니라 고객 결제 금액의 일부를 적립하는 방식을 택했다. 희망키우기, 행복키우기, 꿈키우기, 열정키우기 등 4개 후원 부문을 운영한다.

하지만 연간 기부 실적은 2억원 남짓이다. 2010년 1억9000만원, 2011년 2억6000만원, 2012년 2억원의 금액을 모으는 데 그쳤다.

KB국민카드는 2007년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사랑의 열매, 어린이재단 등 10개 기부처와 손잡고 포인트리 상시 기부제도를 도입했다.

2008년 6400만원, 2009년 8030만원, 2010년 5800만원, 2011년 4300만원, 2012년 4100여만 원을 모으는 데 그쳤다.

비씨카드도 지난 5년간 1억원 미만의 포인트 기부실적을 보였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기부 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갈수록 포인트 기부도 줄고 있다”며 “적극적인 기부 프로그램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