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도 도움안되는 기술변화…스마트폰 쏠림현상에 일본 IT기업 줄줄이 목표 하향

엔화 약세에도 울상을 짓는 일본 기업들이 있다. 스마트폰에 주도권을 빼앗긴 디지털 카메라·휴대용 게임기·PC 등을 제조하는 기업들이다. 이들은 줄줄이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하거나 영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는 파나소닉, 소니 등 IT 완제품을 공급하는 업체뿐 아니라 알프스전기, 덴산 등 부품 업체들의 수익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가 늘면서 퇴출 위기를 맞은 기기 제조업체들 얘기다.

후지필름은 올해 카메라 판매 대수 목표를 1100만대에서 1000만대 미만으로 최근 하향조정했다. 나카지마 히로시 사장은 “중국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추세여서 카메라 사업은 이번 분기에도 흑자 전환은 힘들다”고 밝혔다. 파나소닉 역시 콤팩트 카메라 판매 계획을 올해 들어 두 번이나 낮췄다.

소니 역시 마찬가지다. 카토 유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카메라 판매가 크게 급감했다”며 판매 목표를 3분기 연속 하향 조정했다. 소니는 디지털 카메라뿐 아니라 휴대용 게임기나 PC에서도 스마트폰 영향을 받고 있다. 휴대형 게임기 판매 대수는 지난해 기준 목표치의 40%에 그쳐 영업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6% 급감했다. 닌텐도 역시 판매가 부진해 지난해에 이어 2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후지쯔도 유럽 자회사에서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280억엔 규모의 특별 손실을 계상할 예정이다.

IT 완제품만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다. 디지털 카메라 셔터 부품을 양산하는 일본전산코팔전자는 수요 감소로 지난해 영업 적자로 전환했다. 알프스 전기는 전 세계적으로 3000명 인원 감축을 진행한다. 이 회사 고메 노부히코 전무는 “PC나 게임 전용 부품 감소가 바닥이 보이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새로운 분야에서 먹거리를 찾고 있다. 소니는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했다. 스마트폰 전용 부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부품업체인 일본 덴산의 시게노부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동차용 모터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 일본 IT기업 목표 조정 내용

엔저도 도움안되는 기술변화…스마트폰 쏠림현상에 일본 IT기업 줄줄이 목표 하향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