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베리가 야심차게 선보인 `Z10`의 미국 시장 판매를 앞두고 증권가의 비판적 전망이 나오면서 재기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블랙베리는 캐나다와 영국에서 `블랙베리10` 운용체계(OS)를 탑재한 Z10 판매를 시작했고 내달 미국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13일(현지시각) 포브스·컴퓨터월드 등은 브라이언 블레어 웨지 파트너스 분석가의 보고서를 인용해 `Z10을 판매할 미국 모바일 통신사들은 소비자들이 안드로이드 혹은 애플 기기를 떠나 블랙베리 스마트폰으로 옮겨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부정적인 시각을 전했다. 보고서가 발표되자 블랙베리 주가는 8%나 하락해 13.98달러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안드로이드와 iOS 생태계가 이미 사용자층에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미국 시장은 블랙베리의 재기를 가늠할 최대 수요처라는 점에서 위기감을 더했다.
캐나다 내셔널뱅크파이낸셜은 “Q10과 Z10이 블랙베리의 하드웨어 사업을 다시 호전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당초 잡았던 블랙베리의 올해 수익과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블랙베리의 핵심 승부처인 기업간(B2B) 시장도 심상치 않다. 미국 유명 가정용 건축자재 제조 및 판매업체 홈데포는 최근 업무용으로 사용하던 1만대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애플 아이폰으로 교체했다. 포브스는 “홈데포는 7900만 블랙베리 사용자 가운데 작은 사례일지 모르지만 이 소식은 블랙베리10 OS를 탑재한 새 스마트폰의 출시가 기업의 앞날을 밝혀주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이민세관집행국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 호주 외교통상부도 블랙베리를 타 제품으로 교체 중이다.
블랙베리 재기의 가장 큰 어려움은 개인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낮다는 점이다. 잔 도슨 오범 분석가는 “미국 내 블랙베리 사용자 대부분은 회사가 지급한 폰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B2B 수요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신제품이 개인 소비자들까지 소구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