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80>컬러, 컬러링, 컬러풀

컬러와 컬러링, 그리고 컬러풀이라는 말을 컬러에 비추어 설명해보면 의미심장하다. 컬러는 자기만의 색깔이다. 모든 명품에는 그 명품만의 색깔이 있다. 색깔은 겉으로 드러나는 물질적 색도 포함되지만 진짜 색깔은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특유의 향기이자 스타일이다. 명작을 쓰는 작가, 명곡을 작곡하거나 노래하는 작곡가가 가수, 명화를 그리는 화가는 모두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있다. 작품을 보면 누구의 작품인지가 보인다. 그게 바로 그 사람의 색깔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색, 계(Lust, Caution, 2007)라는 영화를 보면 색으로 계를 무너뜨리는 장면이 나온다. 경계(警戒)하는 마음, 계율(戒律)도 색(色)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만의 색깔은 나만의 재능이자 개성이고 스타일이다. 컬러가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컬러링을 한다. 색으로 도배를 하고 화장하며 치장하고 위장하고 변장하지만 여전히 포장된 색깔은 자기 특유의 진면목을 드러내지 못한다. 컬러가 있어야 컬러링을 해도 아름다워 보인다. 컬러 없는 컬러링은 본질과 근원을 숨기고 가짜 자기를 드러내는 변장에 불과하다.

컬러가 있는 사람은 컬러풀하다. 뷰티풀(beautiful)이 아름다움(beauty)이 넘쳐흐름(full)을 의미하듯 컬러풀은 그 사람만의 컬러(Color)가 충분해서 넘쳐흐른다(Full)는 의미다. 세상을 자신의 색깔로 물들이는 사람이 바로 컬러풀 피플(colorful people)이다. 자기만의 컬러가 없는 사람이 각종 컬러로 치장하거나 도색을 하면 컬러풀하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어울림이다. 어울리지 않는 다양한 컬러로 색깔을 드러내려고 억지로 색깔을 섞고 버무리고 드러내면 왠지 천박해보이고 품위가 없어 보인다.

자기 특유의 컬러를 드러내면 품위가 돋보이고 품격이 드러난다. 이런 점에서 컬러는 곧 품위이자 품격이다. 자기만의 컬러를 갖고 있는 사람일수록 품위가 있어 보이고 다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하기 어려운 품격이 드러난다. 자기만의 독창적인 컬러를 찾아 그것으로 세상에 드러내는 과정이 곧 자기 발견의 과정이자 자기 연마의 여정이다. 그것을 찾는 인생이 나에게 어울리는 인생이고 아름다움을 가꾸어나가는 삶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