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IBM의 대형 고객사다. IBM `메인프레임(대용량 서버)`을 국내에서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국민은행이 장비 사용과 유지비용 등으로 IBM에 지불하는 금액만 연간 300억원이다. 전체 금액이 워낙 크다보니 할부 형태로 나눠 내고 있다. 이런 국민은행이 주 전산시스템으로 사용 중인 IBM 메인프레임의 교체 여부를 검토하고 나섰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오는 6월 말까지 주 전산시스템 교체 여부를 결론짓기로 하고 기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주 전산시스템, 즉 메인프레임을 다른 기종으로 바꿔도 문제가 없는 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1차 개념검증(PoC)을 마치고 곧 2차 검증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약 한 달간 진행될 2차 검증을 마치면 기술적인 검토는 마무리 된다.
결과를 놓고 이제 판단만이 남는다. 바꾸는 것이 효과적인 지, 아니면 메인프레임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이득인 지 최종 의사 결정을 하게 된다.
국민은행은 오는 6월 말까지 교체 여부를 결정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다. 2015년까지가 IBM과의 계약 기간이지만 주 전산시스템에 관한 중대 사업인 만큼 사전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이다. 검토 배경에는 비용 절감 목적이 가장 크다.
국민은행의 행보는 IBM에 적잖은 부담이다. 연간 300억원을 벌어다 준 `초대형 고객`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IBM의 한국 내 하드웨어 사업은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구체적인 사업부별 매출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지난 2년간 하드웨어 사업이 부진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국민은행 이슈가 자칫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 있다.
국민은행은 1차 검증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만족스런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며 “2차에서는 범위를 넓혀 성능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BM이 `회심의 카드`를 꺼내 국내 최대 고객사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을 지, 아니면 국민은행이 결별을 선언할 지를 결정지을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