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국내 기업결합 장부가액도 급감

경기침체 여파는 기업 간 인수합병(M&A) 장부가격도 떨어뜨렸다. 시장이 극도로 부진한 제조업은 M&A가 예년 수준에 침체된 반면에 서비스·유통업은 오히려 불경기에 사업 확장이나 덩치를 키우기 위한 기업결합이 활발했다. 경영합리화를 위한 계열사 간 합병도 급증했다.

19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2년 기업결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543건으로 전년보다 112건(26%)이나 늘었으나 금액은 19조7000억원으로 35%나 되레 줄었다.

대규모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소속회사에 의한 기업결합도 197건으로 전년보다 44건이나 늘었으나 금액은 7조8000원으로 64.7%나 급감했다.

제조업 분야의 기업결합은 219건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반면에 서비스업은 기업결합이 324건으로 전년(229건)보다 크게 늘었다. 특히 도소매유통 분야의 기업결합이 활발했다. `롯데쇼핑-하이마트` `인터파크-아이마켓코리아` 등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 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220건으로 전년(113건)에 비해 급증했다. 계열사 간 기업결합 방식은 합병이 171건으로 가장 많았다. 대표적인 계열사 간 합병은 `삼성디스플레이-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롯데쇼핑-롯데미도파` 등이다.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323건으로 1년전(318건)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규모가 큰 기업결합으로는 `KT에스테이트-KT`(결합금액 1조9688억원), `롯데쇼핑-하이마트`(1조2480억원), `코웨이홀딩스-웅진코웨이`(1조1915억원) 등이 꼽힌다.

외국기업에 의한 국내기업 결합건수는 28건, 금액은 1조9000억원이었다.

유형별로는 서로 다른 업종 간 혼합결합이 305건으로 최다였다. 같은 업종 간 수평결합은 160건, 전후방 수직계열화를 위한 수직결합은 78건이었다. 기업결합 방식을 보면 합병이 173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식취득(126건), 회사설립(109건), 영업양수(75건), 임원겸임(60건) 등이 뒤를 이었다.

공정위 신영호 기업결합과장은 “지난해 기업결합은 경기침체로 계열사 간 합병과 유통 분야의 덩치 키우기를 위한 결합이 활발했던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