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전 벨연구소 사장이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향후 미래부 정책 방향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김 내정자는 정책 철학에 대해 아직 묵묵부답이다. 내정자 측은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언론플레이하는 것처럼 비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거 발언을 통해 김 내정자가 중요시하는 미래 산업·연구 분야를 가늠해볼 수 있다. `서비스·센서·네트워크 관리·독특한 인재` 등의 키워드로 요약된다.

◇“ICT, 서비스의 시대가 온다”
김 내정자는 2011년 9월 벨연구소 사장 재직 당시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차세대 패러다임은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산업은 하드웨어로 시작해 소프트웨어로 가고 다음은 애플리케이션(앱), 그 다음이 서비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상황을 소프트웨어에서 앱으로 가는 단계로 진단했다.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앱코노미(애플리케이션+이코노미)` 시대라 불릴 정도로 앱 중심의 시장이 커졌다. 따라서 김 내정자가 장관이 된 이후부터는 서비스에 대한 본격적인 진흥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센서가 핵심 연구 종목”
센서는 김 내정자가 특히 강조했던 분야다. 그는 “기술 중심에서 생각하는 미래는 `스마트 커뮤니티`”라며 “스마트 커뮤니티는 스마트기기와 센서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스마트 기기는 많은 발전을 이뤘고, 현재는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김 내정자는 특히 센서에 많은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그는 “보다 풍요로운 삶의 질을 위해 사물 뿐만 아니라 사람의 몸까지 센서가 부착되는 시대가 온다”며 “사람을 중심으로 스마트 디바이스가 둘러싸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네트워크는 관리해야”
김 내정자는 `네트워크 관리주의자`다. 그는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트래픽 차별화`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망 중립성보다는 `관리성`에 중점을 찍고 있는 것이다.
그는 “제어 관점에서 네트워크 트래픽을 모두 똑같이 다뤄서는 안 된다”며 “국가 안보와 의료에 관련한 부문은 우선순위를 가져야 한다”며 “구글 등 인터넷 검색 등은 중요도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네트워크에서 공공사용을 최대한 효율화해 줄이고, 산업계에 많은 주파수를 배분해 통신접근성을 높이는 최근의 추세와는 대비되는 부분도 있어 향후 망 중립성 논란이 다시 거세게 일어날 수도 있다.
◇“독특한 관점을 가진 인재 미래 혁신 낳는다”
김 내정자가 생각하는 우수한 인재의 핵심 지표는 다양한 경험이다. 그는 2010년 1월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이기수 당시 고려대 총장과 가졌던 대담에서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갖춘 인재는 다채로운 전망을 내놓을 수 있다”며 “다각도에서 사물을 볼 줄 아는 통찰력은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서 혁신적 기술을 창출하는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벨연구소 사장을 맡으며 출신이나 배경에 관계없이 호기심이 강하고 사물을 다른 시각에서 관찰하는 시각이 있는 인재를 중요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분야 인재 양성을 책임지는 미래부 장관 자리인만큼, 이러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정책이 시작될 전망이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