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재 기업의 한국 지사가 수출 기업으로 성장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바커나 바스프, JSR 등 내로라하는 외국 소재 기업이 주인공이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중국을 중심으로 많은 아시아 국가에 수출한다.
주로 한국 시장에 제품을 팔려고 세운 지사가 더 큰 부가가치를 만들어낸 덕분이다. 외국 소재 기업은 “한국 공장이 본사에서 생산성을 비롯한 여러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한국 고객의 기준에 맞추다보니 자연스럽게 경쟁력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외국 소재 기업 한국 지사의 성장은 우리나라에 다양한 기여를 한다. 우선 고용 창출 효과를 들 수 있다. 바커케미칼코리아는 울산에 비닐 아세테이트 에틸렌 코폴리머 공장을 새로 지었다. 연간 생산능력이 두 배 이상 뛰었다. 당연히 많은 일자리가 생긴다. 한국바스프나 JSR마이크로코리아 역시 수출 물량이 늘어나면서 직원을 늘리는 추세다.
토종 소재 업계에도 도움을 준다. 인력 배출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진 기술을 익힌 외국 기업 출신 인재가 창업하면 소재 산업에 하나의 밀알 역할을 한다. 굳이 경영자가 아니라도 경험이 쌓인 엔지니어와 숙달된 생산 인력의 배출도 가능하다.
외국 기업이라고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각은 구태의연하다. 글로벌 시대에는 개방성이 중요하다. 소재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에서 국수주의를 탈피해 상생의 지혜를 찾아야 한다. 수출 전진 기지로 변신한 외국 소재 기업이 이를 증명한다.
다만 토종 소재 기업의 선전이 아쉽다. 소재는 전자 산업 생태계의 뿌리다. 뿌리가 튼튼해야 가지가 무성하고 열매가 달다. 정부와 전자 대기업이 토종 소재 업체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