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마다 세 가지로 나를 돌이켜 살핀다. 첫째,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일을 도모할 때 마음 깊이 충실했는가, 둘째, 나와 뜻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더불어 교유하면서 신의를 다했는가, 셋째, 스승께 전해 받아 배운 것을 내 것으로 익히려고 노력했는가. 논어의 학이(學而) 편에 나오는 말이다. 일에 임하는 자세를 지적한 첫 번째 질문은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했는지를 물어보는 것이다. 사람은 자기 일에 목숨 걸고 최선을 다해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강 대충 대략 일하는 사람이 있다. 최고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서 최대의 성과를 창출하는 사람이다.
둘째 질문은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나는 믿음을 주고 신의를 지키며 신용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 반성하라는 질문이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믿음으로 신뢰를 주며 관심과 배려로 내가 먼저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를 지켰는지 우리 모두 반성해보고 성찰해야 한다.
마지막 질문은 왕양명의 `전습록(傳習錄)`을 연상케 하는 질문이다. 전습록(傳習錄)은 왕양명의 어록과 서간문을 그의 제자들이 엮은 것으로서, 주로 제자들의 물음과 그 답변으로 구성된 책이다. 전습(傳習)이란 논어에 나오는 `배운 것을 익히지 못했는가(傳不習乎)`라는 구절에서 따온 말이다. 왕양명 학파의 근본사상이 담긴 책으로 널리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제자들이 배우기만 하지 배운 내용을 근간으로 자기다움을 드러내는 지식으로 창조하는 연습과 연마를 게을리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되물어보는 것이다.
논어의 세 가지 질문과 비슷한 맥락에서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도 있다. 첫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바로 지금이다. 둘째,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다. 셋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善)을 행하는 일이다. 간단한 질문이지만 나를 되돌아보고 행복한 삶을 가꾸는 데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할 질문이다. 묻지 않으면 삶에 묻혀 살게 되고 대중의 삶을 따라가면서 자기다움을 드러나는 삶으로 거듭나지 않는다. 물음은 곧 모름을 해결하기 위한 기폭제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