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대 24`
우리나라 IT서비스 산업을 대표하는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수익구조를 비율로 나타낸 수치다. 업계를 대변하는 협회 성격을 놓고 보면 앞의 76%가 회원사 회비고, 24%가 대외사업 수익이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IT서비스산업협회는 정반대다. 24%가 회원사 회비다. 76%는 정부 연구용역 사업 수행에 따른 대외사업 수익이다.
![[기자수첩]보다 더 협회다운, IT서비스산업협회가 되기를](https://img.etnews.com/photonews/1302/395679_20130222172544_721_0001.jpg)
협회의 이러한 수익구조를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협회가 능력이 있어 정당하게 정부 연구용역 사업을 수주해 수익을 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능력을 높이 평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도 있다. 맞다. 그러나 그것은 수익을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일반 기업일 때 이야기다.
협회는 회원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설립 목표다. 이렇게 하려면 대정부 움직임도 활발해야 한다. 회원사 이익을 위해, 불법적이고 부당한 게 아니라면 정부 대상으로 강력하게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 때로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도 지적해야 한다.
협회의 수익구조가 이러한 것을 힘들게 한다. 수익의 상당 부분을 정부 연구용역 사업으로 충당하는 현실에서 정부에 강력하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문제점 지적은 더욱 어려워 보인다.
지난 20일 정기총회에서 협회 감사를 맡은 한 IT서비스기업 대표는 지난해 소프트웨어(SW)산업진흥법 개정안 통과 당시 협회 움직임이 미진했다고 말했다. 회장을 맡은 또 다른 IT서비스기업 대표도 협회의 수익구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IT서비스기업을 포함, 회원사는 협회를 중심으로 회비 인상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협회는 이를 바탕으로 정부 연구용역 사업을 핵심사업 중심으로 최소화해야 한다. 정부 의존도를 낮춰 더욱 강력하게 IT서비스 업계를 대변해야 한다. 협회는 올해 IT서비스산업 인식 개선을 주요 핵심 사업으로 선정, 적극 추진한다고 한다. 한 IT서비스업체의 대외협력 담당 임원의 말이 떠오른다. “협회가 업계를 적극적으로 대변하고 그 성과만 만들어보세요. 얼마든지 회비는 올릴 수 있어요.”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