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나 웨이보`가 급성장하는 가운데 정부의 검열은 더욱 강화돼 주요 인사 계정이 삭제되는 등 중국 인터넷 산업의 명과 암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24일 더넥스트웹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판 트위터 시나 웨이보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5억3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73%가 늘어난 수치다. 일일 사용자도 4620만명에 달해 같은 기간 기준 82% 급증했다.
찰스 차오 시나 웨이보 CEO는 “위챗 등 경쟁 서비스의 성장으로 우리의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지만 이미 웨이보는 `크리티컬 매스(시장을 주도하기에 충분한 기준)`에 도달했다”며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 우리의 사용자 기반과 사용자 활동 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 마케팅 기능을 확대하는 등 수익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 중”이라고 덧붙였다.
시나 웨이보와 위챗의 사용자 폭증은 중국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또 정치·사회·문화적으로 여러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은 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불리며 최근 3억명 가입자를 돌파, 중국인 사이에서 실시간 소통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시나 웨이보는 시민들의 `입` 역할을 맡아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는 등 개방적인 사회를 만드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SNS가 큰 영향력을 갖게 되자 중국 정부는 검열의 고삐를 더 옥죄고 있다. 언론인, 정치인, 교수 등 반(反)정부 성향 인사들의 웨이보 계정 접속이 차단되거나 삭제됐다. 당 지도부를 실명으로 공격한 인권 변호사 푸즈창과 당 기관지를 비판한 리카이푸 계정이 한 때 제한되기도 했다. 구글차이나 대표를 지냈던 리카이푸는 시나 웨이보에서 약 3000만명 팔로어를 보유해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꼽힌다.
최근에는 대만독립론을 주장하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온 셰창팅 대만 전 총리의 계정까지 접속 차단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됐다. 그가 웨이보에 `진정한 표현의 자유는 정부 권력자를 비난할 수 있느냐 여부가 아니라 이런 비난을 한 뒤에도 그 자유를 이어갈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메시지를 남긴 지 수 시간 만에 접속이 차단된 것이라 더 큰 반발을 샀다. 셰 전 총리는 평소 “웨이보 등 소셜미디어는 중국 시민사회를 이해하는 좋은 창구”라며 SNS 역할을 높이 평가해왔다.
셰 전 총리는 “웨이보 계정이 폐쇄된 이유를 모른다”며 신규 계정 개설 의사를 밝혔지만,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