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교보문고가 `샘`을 출시하면서 우리나라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나온 `크레마터치`와 샘 사이에 어떤 제품을 살지 고민이 된다. `한국판 킨들`을 꿈꾸는 두 가지 제품을 꼼꼼하게 분석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샘은 평소 책을 많이 읽는 독자에게 안성맞춤이다. 크레마터치는 청소년에게 권할 만하다. 하드웨어는 샘이 앞서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크레마터치가 편하다. 가격은 샘이 14만9000원으로 크레마터치보다 2만원 더 비싸다.
전자책 단말기는 콘텐츠 싸움이 가장 중요하다. 교보문고는 10만종, 예스24는 6만종을 보유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단권 서비스와 약정제 두 가지 방식 중 선택 가능하다. 책을 많이 읽는 독자는 약정제가 유리하다. 매월 1만5000~3만4500원 약정에 가입하면 5~12권을 6개월 동안 대여해 볼 수 있다. 단, 아직까지 약정으로 볼 수 있는 책은 1만7000종뿐이다. 교보문고는 연내 6만종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예스24는 박경리·조정래, 살림지식총서, SKY 에디션 등으로 청소년에게 유익한 콘텐츠를 늘리고 있다. 청소년이 많이 사용하는 사전 기능도 크레마터치가 편하다. 단어를 클릭하면 바로 사전이 뜬다. 반면에 샘은 한 번 더 사전을 터치해야 한다.
`김영사` `창비` `열린책들` 등 대형 출판사의 전자책도 현재는 크레마터치로만 볼 수 있다. 이 출판사가 속한 한국출판콘텐츠(KPC)는 저작권 보호 기술 문제로 한국이퍼브에만 전자책을 제공한다. 샘에서는 3월 이후에 KPC 콘텐츠를 볼 수 있다.
KPC는 “교보문고와 시스템 연동 중에 있어 3~4월 말에 전자책을 공급할 것”이라며 “회원제 서비스에는 제공하지 않지만 단권으로는 구매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드웨어는 샘이 승자다. 샘은 크레마터치보다 작고 가볍다. 교보문고의 e잉크 디스플레이는 XGA급 1024×758픽셀 해상도를 자랑한다. 배터리도 샘(1700㎃h)이 크레마터치(1500㎃h)보다 용량이 커서 오래 쓴다. 속도 역시 샘이 빠르다. 샘은 메모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터넷 기능을 뺐다. 크레마터치와 같은 프로세서, 256MB 램을 썼지만 속도가 더 빠른 이유다.
패널 터치 방식은 두 단말기가 다르다. 내구성을 원하면 샘을, 선명함을 원하면 크레마터치를 선택하면 바람직하다. 샘은 `정전식`이고 크레마터치는 `광학식`이다. 정전식 터치스크린은 코팅된 강화 유리를 사용해 내구성이 뛰어나다. 충격에 약했던 기존 단말기보다 강도가 60% 이상 높아졌지만 광학식 패널보다 어둡고 덜 선명하다. 샘 단말기가 해상도가 높지만 실제로는 크레마가 선명한 이유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크레마터치가 편리하다. 전원 버튼이 단말기 상단에 있고, 버튼이 튀어나와 누르기가 좀 더 쉽다. 잔상 제거를 위해 깜박거리는 현상을 원하지 않는 사용자에게는 크레마터치가 좀 더 친절하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 공유 기능은 크레마터치에는 있고 샘에는 없다. 교보문고는 향후 업데이트로 SNS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샘과 크레마터치 비교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