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컴퓨터 상용화 불 지필까…후지필름, 배터리 수명 획기적 늘리는 수지 시트 개발

`입는(wearable) 컴퓨터` 상용화의 최대 걸림돌인 짧은 배터리 지속시간을 보완할 기술이 개발됐다. 체온과 외부온도 차이를 이용해 발열하는 얇은 수지 시트를 입는 컴퓨터의 보조배터리로 활용하면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받을 수 있다. 최근 애플 아이워치, 구글 글래스 등이 상용화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배터리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는 후지필름이 산업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인간의 체온과 외부와 온도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수지 시트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시트는 두께가 0.4㎜에 불과해 몸이나 옷에 붙여 휴대 기기의 보조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성능과 내구성을 개선해 1~3년 내 제품화가 목표다.

수지 시트는 온도 차이를 이용한 에너지 발생 원리인 `열전 효과`를 이용한다. 정상적인 환경이라면 대부분 체온보다 외부온도가 대부분 낮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 TV에서 나오는 열이나 욕실의 증기, 자동차의 차체 등 체온과 차이가 나는 모든 환경이 발전 동력이 되는 셈이다.

시트의 주원료는 금속처럼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인 전도성 고분자다. 열전효과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전기는 잘 통하지만 열은 전달하기 어려운 성질이 필요하다. 후지필름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전도성 고분자 자체의 합성 기술을 응용했다. 전도성 고분자는 지난 2000년 츠쿠바 대학의 시라카와 히데키 명예 교수가 발명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아직 시트 발전 능력은 엽서만한 크기 당 수 밀리와트(㎽) 정도다. 하지만 금속을 이용한 발전보다는 훨씬 향상된 기술이다. 현재 열전 효과를 이용해 상용화돼 있는 기술은 2가지 종류의 금속을 접합해서 만든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수지시트는 이 보다 훨씬 가볍고 부드럽다. 후지필름 측은 “금속에 견주어도 열을 많이 빼앗기지 않는데다 얇고 잘 구부러져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개선할 점을 보완해 빠른 시일 내에 제품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