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군인들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사용해 작전 명령을 내리거나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미국 국방부는 구글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와 애플 iOS 기기를 군 업무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새 모바일 업무 시스템을 구축한다. 우리나라 국방부는 보안상 이유로 스마트폰 기반 모바일 업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26일(현지시각) 포브스·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신규 상용 디바이스 기반 모바일 구축 계획`의 추진 상황을 공개하고 안드로이드OS와 iOS 기기로 무선 음성·영상·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모바일 업무 시스템을 내년 2월부터 가동한다고 밝혔다.
미군은 그동안 블랙베리를 사용해왔다. 앞으로는 기기에 상관없는(device agnostic) 모바일 시스템을 가동한다는 것이 이번 결정의 핵심이다. 최신 상용 기기로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부서 및 소속원 간 협업 속도를 높여 글로벌 미군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궁극적 목표도 세웠다.
특히 이번 계획은 기밀을 다루는 보안통신망에 상용 스마트폰을 적용하는 첫 시도라 파격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랙베리는 보안통신망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다. 테리 타카이 미국 국방부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어떤 기기라도 기밀 데이터를 다룰 수 있도록 유연성을 더하겠다”며 “장기적으로 BYOD(Bring Your Own Device)를 지향하지만 이번 시스템은 BYOD가 아니며 단지 OS를 블랙베리에서 더 늘린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각 단위 조직이 업무에 맞춰 원하는 단말기를 선택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OS 기반 모바일 기기를 공급하는 국내 업체도 포함된다. 미군은 약 1800대의 애플 아이패드2 구매를 하기로 하는 등 시스템 가동 전까지 약 10만대의 스마트 기기를 지급할 계획이다.
현재 미 국방부가 사용 중인 모바일 기기는 블랙베리 47만대, 안드로이드OS 기기 8만7000대, iOS 기기 4만1000대 등 총 60만대로 추정된다. 미국 정부 기관 중 스마트 기기를 사용하는 최대 기관 중 하나다.
보안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기밀 정보를 다루는 별도의 보안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모바일디바이스관리(MDM) 플랫폼과 자체 앱스토어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MDM은 멀웨어 등으로부터 보호되고 원격으로 정보삭제가 가능하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그동안 독점 공급권을 갖고 있었던 블랙베리는 향후 타격을 우려한 투자자의 매도세로 이날 주가가 전날대비 1.5% 하락해 13.05달러로 마감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