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vs롯데카드, 같은듯 다른 행보 `입방아`

대형가맹점과 카드사 간 수수료 협상이 팽팽한 가운데 시장점유율에서 뒤진 롯데카드의 이미지 약진이 돋보인다. 반면에 같은 듯 다른 행보를 보이는 삼성카드는 따가운 여론 앞에 놓였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대형 가맹점인 빅마켓에 2%대 중반의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에도 2.5%대의 비교적 높은 수수료율을 책정, 곧 협상에 나선다.

빅마트는 코스트코처럼 회원제로 운영되는 1사 1카드제 대형 할인점이다. 코스트코가 삼성카드만을 취급하는 것처럼 롯데카드만 받는다. 롯데카드로선 빅마트가 계열사일 뿐 아니라 회원 증대와 막대한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갑`이지만 원칙에 근거한 수수료율을 책정했다.

반면에 삼성카드는 최근 코스트코에 수수료율 인상을 통보하면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위약금을 내게 됐다. 업계에선 이 돈이 수수료율 상승에 따른 손실을 사전에 보전해 주는 성격으로 받아들인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와 5년간 독점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파기 등 변동 사항이 생기면 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가 위약금까지 물면서 코스트코를 붙잡으려는 데는 고정 우량회원 확보와 결제 수수료 효과를 계산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28일 새로 오픈한 빅마트 도봉점과 영등포점에도 똑같은 수수료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카드사와 대형가맹점 간 무이자 할부 중단 사태 관련해서도 두 카드사의 다른 행보가 입방아에 올랐다. 삼성카드가 무이자할부 중단과 카드 혜택 축소에는 가장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협상에는 그만큼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반면에 롯데카드는 각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 중단에 나섰을 때, 홈페이지와 ARS 신청을 받아 무이자 할부 혜택을 유지했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롯데카드를 이용 중인 소비자의 후한 평가가 잇따르기도 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