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원이 소액?'…휴대폰 소액결제 피해 심각

이동통신사들이 휴대전화에 과도하게 많은 소액 결제 한도를 설정해 소비자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가짜 애플리케이션이나 교묘한 소액 결제 사기에 노출되면 자신도 모르게 30만원이란 거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1일 소비자문제연구소 컨슈머리서치가 소비자고발센터 등에 접수된 휴대전화 소액 결제 관련 피해 구제 현황을 조사해보니 2011년 159건에서 2012년 633건으로 4배나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1월에 접수된 제보만 80여건을 넘어섰다.

피해 유형은 주로 무료게임 사용 중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유료아이템 결제, 개인정보 도용이나 불법 사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스미싱` 수법으로 인한 게임아이템 구매, 업데이트만으로 소액 결제가 되는 악성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다양했다.

피해 금액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0년과 2011년 접수된 피해액은 평균 1만~5만원대였으나 최근에는 20만~30만원으로 불어났다.

예전에는 주로 무료 애플리케이션의 유료아이템 결제로 인한 피해라 1~2번의 결제 시 문제점을 인식하고 사용을 중단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스미싱이나 악성 애플리케이션은 이용자들이 인지할 틈도 없이 휴대전화 가입자의 한도금액만큼 순식간에 결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애플리케이션 게임이나 모바일 결제시스템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급증했으나 소액결제에 한도 금액이 있다는 것을 아는 소비자는 거의 없다. SK텔레콤[017670] 등 이동통신사의 소액 결제 한도는 최대 30만원이다. `소액`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큰 금액이다.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각 통신사의 고객센터나 인터넷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신의 소액 결제 상한 금액을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소액 결제 한도액을 가입자가 직접 설정하지 않으면 이용기간과 수납 이력에 따라 자동으로 최고 30만원까지 늘어난다는 것이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휴대전화 요금 사용량이 많고 미납이 없는 우수고객일수록 한도가 높아 명의도용이나 피싱, 자녀의 무분별한 애플리케이션 사용 시 최고 30만원까지 피해를 보게 된다는 뜻"이라면서 "여기에 데이터 정보 이용료까지 가산하면 그 금액은 눈덩이처럼 더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사전에 이용자들이 결제 방식이나 한도금액 등을 관리하는 것이 피해예방에 중요하다"면서 "어린 자녀의 휴대전화 이용횟수가 많거나 피싱 피해 등이 우려될 경우 사전에 결제 한도를 최대한 낮춰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