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껍데기는 안돼…물러설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4일 “핵심 빠진 미래창조과학부는 껍데기”라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원안 고수입장을 거듭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질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려면 반드시 과학기술과 방송통신의 융합에 기반한 ICT 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이것은 저의 신념이자 국정철학이고 국가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라며 “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일부 방송정책의 미래부 이관을 반대하고 있는 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야당이 우려하는 대표적인 사항을 많이 받아들여 많은 부분에서 원안이 수정됐고, 이제 핵심적이고 본질적인 부분만 남겨놓은 상황”이라며 “이것이 빠진 미래부는 껍데기만 남는 것이고 굳이 미래창조과학부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출퇴근 하면서 거리에서 휴대폰으로 방송을 보는 세상”으로 방송통신 융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하고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다졌다. 박 대통령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된 현실에서 방송정책과 통신정책을 분리시키는 것은 시대의 흐름에도 역행하는 것”이라며 “방통융합을 기반으로한 ICT 산업을 우리의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것(방송통신융합)을 통해 새로운 시장과 서비스를 만들고 질 좋은 일자리도 창출하겠다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도 차질을 빚게 된다”고 말했다.

야당에서 주장하는 방송장악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의 핵심인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 주제를 모두 방통위에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고 뉴미디어 방송사업자가 보도방송을 하는 것은 지금도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며 “이미 수많은 소셜 미디어들과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종훈 미래부 장관 내정자의 사퇴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은 “미래성장동력과 창조경게를 위해 삼고초려해 온 분인데 우리 정치의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고 사의를 표해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 인재들도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등용해야 한다”며 “조국을 위해 헌신하려고 들어온 인재들을 더 이상 좌절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과거의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정치적 논쟁으로 이 문제를 묶어 놓으면 안될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로 논의할 수 있도록 청와대 면담요청에 응해주기를 바란다”며 여야 대표에 거듭 회동을 제안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