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매출액 상한선을 전체 PP 매출액의 최대 49%까지 늘리는 MPP 규제 완화는 유료방송 시장 최대 현안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방송 콘텐츠 산업 활성화와 방송 규제 완화 등을 목표로 관련 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PP 매출 규제 완화는 종합유선방송 사업자(SO)와 PP 등 케이블TV 사업자간 이견은 물론이고 지상파 방송사와 유료방송 사업자, 국회, 학계 등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집단간 논란을 초래했다.
이에 대한 갑론을박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PP 매출 규제 완화 여부는 방송 시장 `태풍의 눈`으로, 새 정부 방송 정책의 성패를 좌우할 시금석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P 매출 규제 완화 찬반론은 독점력 강화와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압축된다.
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진영은 정책 수혜가 특정 사업자에 한정되고, 독점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현재 PP 매출 점유율 규제 완화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은 복수방송채널사용사업자(MPP)는 CJ E&M이 유일하다.
MPP 1위 사업자인 CJ E&M과 2위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20% 이상 벌어진 상황에서 독점적 지위가 더욱 굳어질 것이라는 판단이다.
특정 사업자가 매출의 49%를 점유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경쟁 MPP는 물론이고 중소·신생 PP의 입지를 축소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상업성을 표방한 대기업 독점 MPP 출현으로 방송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반대론자들은 MPP 독점 현상은 중소·신생 PP 입지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고, 시청자 채널 선택권을 침해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중소 PP가 사라지고 소수 독점 PP만 살아남으면 국내 방송콘텐츠 수급 불균형과 질적 저하, 그리고 시청자 볼 권리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다.
찬성론자들은 콘텐츠 산업에 자본 투자를 확대, 콘텐츠 경쟁력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 글로벌 PP 출현을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한미 FTA 발효로 오는 2015년부터 글로벌 PP의 방송시장 진출이 본격화될 전망인 가운데 국내 PP의 콘텐츠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글로벌 PP와 경쟁하기 위해 내수에서 일정 규모의 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계열 PP를 포함해 지상파 콘텐츠의 독점이 가속화되는 콘텐츠 시장을 경쟁적 시장 구조로 전환하고, 콘텐츠 다양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콘텐츠 다양화는 곧 시청자의 다양한 방송 수요를 충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깔려있다. 이들은 또 형평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사실상 CJ E&M을 제외하고 그동안 콘텐츠 제작에 투자를 지속한 사례가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CJ E&M의 매출 점유율은 다른 PP가 콘텐츠에 투자하지 않은 반대급부이자 방증이나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PP 매출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상당 수 PP가 콘텐츠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방송 콘텐츠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시청자 복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총론에선 이견이 없지만 각론에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새 정부가 콘텐츠 산업 활성화와 방송 규제 완화를 위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이유다.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최소화하되, 소기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PP 매출 규제 완화를 단계적(시기별)으로 시행하고, 상한선을 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시기와 상한선을 조정함으로써 특정 사업자의 시장 독점을 방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MPP를 제외한 중소·개별PP를 보호하는 작업도 수반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PP 매출 규제 완화 찬반론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