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VoD, 실시간TV 앱 기승…N스크린서비스 업체들 골머리

해외에 서버를 두고 저작권 계약 없이 무단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애플리케이션이 기승을 부린다. 심지어 실시간 TV 방송까지 불법으로 중계, 콘텐츠 제작사가 저작권 침해에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무단 동영상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다. 정식 저작권 계약을 맺은 뒤 유료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n스크린 서비스 업체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4일 n스크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불법 VoD 앱들이 속속 생겨나 4~5개의 불법 콘텐츠 서비스가 성업 중이다.

불법 VoD,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K○○` 앱은 해외로 유통된 국내 방송콘텐츠를 무단 사용한다. 이 앱은 우리나라 방송 콘텐츠 저작권을 산 중국 방송사를 해킹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앱에서 콘텐츠를 볼 때 중국 방송사 로고가 화면에 뜬다. 한 n스크린사업자는 “지상파를 포함한 우리나라 콘텐츠를 산 중국 방송사를 해킹해 불법으로 n스크린 서비스를 하는 것으로 안다”며 “해외로 나간 콘텐츠가 다시 불법으로 국내로 들어와 합법적으로 사업을 하는 n스크린 서비스 사업자를 방해해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막는 길”이라고 토로했다.

이 앱은 기존 n스크린서비스 앱과 거의 유사하다. 방송 종류와 요일별로 분류해놨다. 나아가 로그인도 할 필요가 없고 무료라 이용자도 많다. 다운로드 건수는 50만을 넘었다.

불법 앱이 인기지만, 단속의 손길은 미치지 못한다. 서버가 중국 등 해외에 설치돼 현황 파악이 쉽지 않다. 이들 앱은 법망을 교묘히 피해 가기 위해 초기 화면에 해외 유학생이나 이민자를 위한 것이라고 표기했다. 다른 n스크린사업자는 “앱 초기 화면에 `이 앱은 해외에 있는 유학생, 이민자를 위해 제작됐다`고 나오지만 누구나 검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유학생 이민자용이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불법으로 실시간 영상과 VoD를 볼 수 있는 앱도 속속 등장했다.

지상파 n스크린 서비스 `푹`과 CJ헬로비전의 `티빙` 관계자들은 불법 콘텐츠 유통 앱에 대한 검열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지상파 3사가 단속업체를 선정해 불법 앱 서비스를 단속 중이나 구글·애플 등 앱 마켓을 운영 중인 글로벌 기업의 미온적인 대처로 실효를 거두지 못한다. 지상파 한 관계자는 “애플이나 구글이 불법 업체 서비스를 중단하는 일도 있지만, 애플은 미국 본사 정식 절차를 밟아 불법 업체를 제지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글로벌 업체들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전향적인 조치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