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290>나를 바꾸는 단순하지만 위대한 질문들

정신을 잃고 병원에 입원한 사람이 한참 만에 정신을 차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던지는 첫 번째 질문 `여기가 어디야?`. 두 번째 질문은 `내가 여기 왜 왔지?`다. 사막 레이스를 펼치면서 끊임없이 나에게 던진 질문이 `나는 왜 여기 왔지? 그리고 지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지?`였다. 그 많은 곳 중에서 왜 하필이면 사하라 사막에 왔으며, 평지에서 마라톤을 하기도 힘든데 폭염 속에서 펼쳐지는 사하라에서 굳이 레이스를 펼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나간 뒤에 남은 발자국만 흩어져 보이고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을 때 더 심각하게 자문해보는 질문들이다. 나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질문에는 톨스토이의 세 가지 질문도 있다. 첫째, 이 세장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바로 지금이다. 둘째,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다. 셋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善)을 행하는 일이다.

간단한 질문이지만 나를 되돌아보고 행복한 삶을 가꾸는 데 곰곰이 생각해보아야 될 질문이다. 묻지 않으면 삶에 묻혀 살게 되고 대중의 삶을 따라가면 자기다움을 드러나는 삶으로 거듭나지 않는다. 물음은 곧 모름을 해결하기 위한 기폭제다. `니체는 나체다`라는 책에서 나는 니체가 던지 네 가지 질문을 생각해보았다.

첫째, 나는 진정한 나로 살고 있는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탈을 쓰고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진정한 나다움을 찾아 남다름을 추구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물어보는 질문이다. 둘째, 낡은 나로부터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는가? 과거에 안주하지 않고 습관의 관습의 옷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나로 거듭나고 있는가?

셋째, 나를 옥죄고 있는 껍데기를 벗어던지고 있는가? 껍데기는 존재의 외피를 둘러싸고 있는 가짜 나다. 진짜 나는 내 이름 앞뒤에 붙어 있는 형용사나 직함을 다 떼어 내 버리고 이름 석 자로 드러나는 힘이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나는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은 지금까지 던진 세 가지 질문을 통해서 어제보다 나는 나날이 달라지고 있는지를 물어보는 질문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