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무너지는 日 샤프 살리나? 애플 반발도…

100억 엔(1167억 원) 규모 투자 최종 조율중

샤프가 삼성전자로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6일 일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샤프가 삼성전자에서 100억 엔(1167억 원) 규모의 출자를 받기로 하고 최종 조율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샤프는 이르면 이 달 중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식으로 지분 3%를 삼성전자에 넘긴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보도대로 삼성전자가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샤프의 제5대 주주로 부상한다. 금융기관을 제외할 경우 최상위 주주가 된다. 니혼게이자이는 “한일 전자 대기업이 자본 제휴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장기간 라이벌 관계를 넘어서는 것으로 새로운 재편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샤프는 자본유치 외에도 삼성전자와 업무적 제휴도 병행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에 공급중인 평판TV용 32인치 액정(LCD)의 물량을 늘리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용 중소형 액정을 추가 공급하는 내용도 함께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샤프는 이르면 6일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샤프는 삼성과의 제휴로 악화된 재무기반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공장 가동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샤프는 미에(三重)현 가메야마(龜山) 제1 공장을 미국 애플사 전용으로 운영해왔지만, 애플이 아이폰5용 주문량을 줄인 탓에 공장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졌다.

샤프가 자본 제휴를 계기로 삼성전자에 공급량을 늘릴 경우 애플이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예상했다.

삼성은 이번 투자로 가격이 하락하는 액정 패널을 신규 투자 없이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샤프는 지난해 3월 대만 혼하이로부터 669억 엔 규모(지분의 9.9%)의 출자를 받기로 했지만 세부 출자 조건을 놓고 협상이 중단됐다. 혼하이의 출자기한은 이달 26일이다.

샤프는 지난해 12월 미국 통신기술 대기업인 퀄컴에서도 약 100억 엔의 투자를 받고,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샤프는 액정이나 태양전지 등의 판매 부진으로 2012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에 4500억 엔의 적자를 예고했다. 2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낸다. 자기자본비율이 9.9%로 떨어진 상황이라 자금 수혈이 시급한 상황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