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차 사라져가는 헌책방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종이책이 아니라 전자책을 다루는 헌책방의 형태로 말이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실물 형태가 아닌 `온라인 상품`의 중고시장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자책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인터넷과 휴대용 컴퓨터의 보급에 힘입어 시장을 넓혀온 전자책은 종이책보다 가격이 싸고 갖고 다니기 쉬워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종이책과는 달리 한번 읽은 전자책은 이렇다 할 재활용(?) 방법이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미 읽은 전자책을 다른 사람에게 주려면 자칫 하다간 고가의 휴대용 컴퓨터까지 넘겨야 할 판이다.
이런 점이 종이책과 전자책의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이는 전자책의 발달에도 종이책이 버틸 수 있는 여건이 됐다.
그러나 이런 차이가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 가뜩이나 위축된 출판·음반·음원 시장이 더 쪼그라들 수도 있다.
이런 흐름을 선도하는 곳은 애플과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이미 지난 1월말 모든 종류의 디지털 기반 제품을 서로 교환하는 시장을 만들 수 있는 특허권을 따냈다. 아마존을 이 시장을 통해 수수료 수익을 얻는 대신 고객들은 지금보다 더 낮은 가격에 이미 읽은 전자책 등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출판·미디어업계에는 엄청난 타격이 될 수 있다.
헌책이 아주 싼 값에 팔리듯이 전자책 중고시장이 활성화하면 작가들은 작품들이 또다시 헐값에 매매되는 수모를 겪어야 한다.
최근 애플도 미국 특허상표청에 전자책 등 디지털 기반 제품 전용시장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애플이 구상하는 시장은 소비자들이 전자책, 음원, 영화 등을 다운로드 또는 복제하지 않고 파일 형태로 매매하는 방식이다. 한 제품에 대해 한 사람이 꼭 한 번의 복사 권한을 갖는다는 게 특징이다.
이런 가운데 뉴욕주 법원은 한 신생 벤처기업이 고안한 아이튠스 음악의 매매 방식이 저작권법을 위반했는지를 조만간 판결할 예정이다. 이 기업의 이기면 아마존과 애플의 방식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