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대외 여건상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것이 현지화다. TV·냉장고·모니터 등 국내 정보가전 제품이 해외에서 수년째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IT강국인 우리나라 소프트웨어(SW) 산업에 있어 현지화는 수출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요소다.
지난해 우리나라 SW 시장 규모는 10조원으로 수출은 1조5000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SW 시장 규모는 1105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IT 강국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다. 무역 1조달러 나라에서 SW 산업이 너무 왜소하다.
SW산업에서 대기업 중심의 IT서비스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중견·중소기업은 명함도 못 내밀고 있다. 지난해 해외시장 개척에 전력을 쏟았던 국내 SW 기업 대부분의 매출이 2011년과 비슷하거나 기대했던 것 이하로 나타났다. 매출이 늘었더라도 시장 개척에 들어가는 비용이 더 많이 투입되는 구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SW 수출을 아무리 확대해도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하소연이다.
지역별 차별화된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 해외진출을 꾀하고 있는 SW기업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현지화`다. 업무효율화에 최적으로 만들어진 SW라고 할지라도 해외 고객사 전산환경에 충족하지 목하면 무용지물이다. 날짜표기 순서, 오류메시지, 언어 인코딩 등으로 낭패를 보기 일쑤다. 현장과 시장에서 괴리된 제품과 마케팅은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SW경쟁력으로 어느 나라에 수출하더라도 현지화 작업이 용이하도록 개발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핵심 기능은 소스코드에 넣지 않고 별도로 저장해서 필요할 때 불러와서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맞는 말이다. 국산 SW가 수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이를 아우르는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PC와 운용체계, DBMS 등 현지 시스템환경과 정보, 전문인력을 공유할 수 있는 전문센터가 해답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