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책을 읽어야 익숙한 생각 세포에 낯선 자극이 입력되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남들이 읽는 책만 읽으면 남들과 비슷한 생각에 머문다. 남들과 다른 책을 읽어야 남들과 남다른 생각을 시작할 수 있다. 마음의 음식이 바로 지식이다. 때가 되었는데에도 밥을 챙겨 먹지 않으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지만, 때가 되어도 지식을 챙겨서 습득하지 않아도 뇌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뇌에 지식이라는 자양분을 계속해서 공급하지 않으면 뇌는 기존의 자양분을 갉아 먹고 살다가 점차 생각이 그대로 굳어져버린다. 그렇게 생기는 현상이 고정관념이고 타성이며 관성이다.
고정관념은 관념을 고정시켜 놓고 틀에 박힌 대로 굴러가게 만드는 주범이며, 고정관념이 굳어지면 타성과 관성이 생겨서 뇌는 웬만한 자극으로는 움직이지 않는 관념의 고장을 일으킨다. 보통 사람들은 밥은 챙겨먹지만 지식은 챙겨서 습득하지 않는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은 정상적인 사람이다. 모든 것을 정상적인 틀 안에서만 생각하는 사람이다. 정상적인 사람은 정상적인 틀을 벗어나는 생각과 행동을 모두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해버린다.
상식적인 사람은 상식에 어긋나는 몰상식한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남다른 생각지도를 그리는 지도자는 대다수 구성원의 정상적인 생각과 몰상식한 행동도 인정해주고 이해해주는 리더다. 세상은 언제나 정상적인 생각에 시비를 거는 비정상적인 발상과 상식에서 벗어나는 몰상식한 행동이 이끌어간다. 비정상적이고 몰상식한 생각과 행동은 예의에 어긋나는 무례한 생각과 행동이 아니다. 오히려 비정상으로 정상을 정복하고 몰상식으로 식상한 생각에 새로운 생각의 씨앗을 뿌려야 이전과 다른 생각의 지도(地圖)를 그려서 남다른 생각의 지도자가 될 수 있다.
생각은 외부 자극을 받지 않으면 사각사각 죽어간다. 생각이 사각지대나 생각의 감옥에 갇혀 더 이상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면 생각은 신체보다 더 빨리 노화되기 시작한다. 생각의 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생각 치매(癡〃)가 발생한다. 생각 치매가 발생하면 원상복구가 불가능하다. 생각의 치매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생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낯선 자극에 노출시키는 것이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