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팹리스가 하나의 마이크로SD 안에 4개까지 금융 플랫폼을 담을 수 있는 컨트롤러를 개발했다.
그동안 마이크로SD에는 한 개의 금융 플랫폼 밖에 담지 못했다. 금융·콘텐츠 보안뿐 아니라 모바일 오피스 등 다양한 영역에 확산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닉스(최승욱 대표)는 마이크로SD 안에 4개까지 보안칩(SE)을 심을 수 있는 컨트롤러칩 `아스트로이즈`를 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통상 마이크로SD 패키징에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SE, 컨트롤러가 들어간다. SE는 하드웨어 방식으로 해킹을 방지하는 칩이다.
기존 컨트롤러는 한 개의 SE 밖에 수용 못했다. 이론적으로 단일 SE 안에 여러 금융 플랫폼을 담을 수 있지만, 금융 회사들이 인증 플랫폼을 서로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스트로이즈는 4개까지 SE를 컨트롤하도록 설계돼 4개의 금융 플랫폼을 수용할 수 있다.
전자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금융 플랫폼을 선점하려는 통신사·제조사·금융사간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 통신사들은 유심(USIM)칩에, 제조사는 휴대폰 자체에 금융 플랫폼을 심으려 한다. 마이크로SD는 금융 회사들이 주도하는 모바일 결제 플랫폼이다.
최근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가 마이크로SD 플랫폼 보급에 적극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탄력받고 있다.
라닉스는 올 하반기부터 아스트로이즈 매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시장 공략과 동시에 중국 진출도 추진한다. 최근 중국은 유니온페이(은련)를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라닉스는 아스트로이즈를 중국 모바일 금융 플랫폼 표준인 싱글와이어프로토콜(SWP)과도 호환되도록 설계했다. 별도 설계·튜닝을 하지 않아도 중국에 팔 수 있다.
라닉스는 텔레매틱스 칩 설계 업체로 최근 보안 시장 진출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에 장착되는 대부분의 하이패스 칩을 라닉스가 공급한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0% 성장한 69억원을 기록했다.
박의순 라닉스 상무는 “전자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보안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며 “마이크로SD뿐 아니라 신용카드 리더기, USB메모리에도 아스트로이즈를 확산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