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불거진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에서 보듯이 우리는 좁은 국토 면적, 님비 현상 등으로 쓰레기 처리에 몸살을 앓고 있다.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하루 쓰레기(폐기물) 발생량은 약 36만톤에 달한다. 건설 폐기물(약 50%), 사업장폐기물(약 36%)과 우리가 먹고 버리는 생활폐기물(약 14%) 등으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83.6%는 재활용되고, 8.0%는 매립되며 나머지는 소각(5.4%)되거나 해양 배출(3.0%)된다.
런던협약에 따라 하수 슬러지·축산 분뇨는 지난해부터, 음식물쓰레기 폐수는 올해부터 해양투기가 금지됐다. 하지만 국내 쓰레기 대란은 더욱 악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문명사회 인간의 생산, 소비 활동에는 필수불가결하게 쓰레기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자연생태계 파괴와 인체 위협뿐 아니라 국가 간 분쟁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 쓰레기는 천덕꾸러기인 것이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지구촌 보전을 위해 이제 `쓰레기도 자원`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쓰레기 관리 정책은 `안전처리(1980년대)→재활용(1990∼2000년대 초)→자원순환(2000년대 중반)으로 변화하고 있다. 쓰레기 명칭도 `폐기물`에서 `폐자원`으로 바뀌었다. 쓰레기가 또 다른 미래 에너지자원으로 인식돼 폐자원 에너지화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인식 전환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폐자원에너지화 기술이란 폐기물의 감량·재사용·재이용 이후 매립·소각·해양 배출되는 가연성 폐기물, 유기성 폐기물, 매립가스, 소각여열, 산업폐가스 등(폐자원)을 열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방법으로 에너지(열·전력·수송 연료 등)로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유럽·일본 등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자원순환형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폐자원에너지화 기술에 적극 투자하고 관련 최고 기술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관련 기술 분야 투자에 힘쓰고 있으나 최근 3년간(2009∼2011년) 추이를 살펴보면, 정부R&D 투자의 0.3∼0.4%(총 138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국내 특허건수는 정부R&D 성과의 0.3% 수준, SCI 논문 수, 해외 특허건수와 사업화 건수는 0.1% 내외로 예산투입 대비 성과가 미흡했다. 관련 핵심기술 보급과 관련해서는 기술선진국에 의존하고 약 5∼6년의 기술격차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미 개발된 국산 신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국내 산업창출과 해외수출에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센티브와 지원제도 모색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고려하며 노력해야 한다.
첫째, 관련 기술 성과창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략적 전주기 R&D지원 체계를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 폐기물 에너지화 기술의 특성상 실증사례가 없으면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라 할지라도 그 실용성이 보장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용 가능성이 있는 우수한 국내 기술은 하루빨리 실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관련 부처와 정부 부처, 지자체 간 소통을 강화해 상호 신뢰와 교감 속에서 기술개발과 정책수립도 이뤄져야 한다. 사회적 거부감을 미연에 방지하고 관련 최고 기술보유국 대비 기술격차를 신속히 따라잡아 관련 기술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안정적인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기술개발 수행주체의 신뢰를 얻을 때에만 가능하다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지막으로 기술개발과 산업이 연계될 수 있도록 다양한 R&D 유인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제 쓰레기는 더 이상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이 아니다. 또 하나의 미래 에너지자원이며 폐자원에너지화 기술개발은 미래의 지속가능한 환경을 운영하는 데 핵심 요소다. 우리는 폐자원에너지화 기술에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지속가능 미래 에너지자원인 쓰레기와 미래 세대가 거리낌 없이 친숙해 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상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녹색공공사업실장 shlee@kistep.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