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두 남자는 단연 싸이와 류현진이다. 두 남자는 지난해 각각 팝의 본고장이자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 화려하게 입성해 국민을 환호케 했다. 이들의 드라마틱한 미국 입성 이면에는 스쿠터 브라운과 스콧 보라스라는 당대 최고 에이전트의 도움이 있다. 스쿠터 브라운은 저스틴 비버를 발굴해 세계적인 팝스타로 키운 주인공이고, 스콧 보라스는 야구 역사상 최다액 계약을 모조리 갈아치운 야구계 거물이다.
![[ET단상]잘라파고스 일본 모바일 앱 성공 공식](https://img.etnews.com/photonews/1303/402827_20130319105853_668_0001.jpg)
물론 싸이와 류현진은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단단한 실력을 가진 만큼 이들의 도움 없이도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현지 사정에 정통한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처럼 화려한 성공 신화를 쓰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일본에 진출하는 한국 모바일 앱 기업들이 늘고 있다. 이들에게 모바일 대국 일본은 `젖과 꿀이 흐르는 기회의 땅`이다. 작년 일본 모바일 앱 시장 규모는 9조3451억원으로 1조5000억원에 그친 한국의 6배 이상이다. 모바일 가입자 1인당 평균 콘텐츠 유료 결제액은 한국의 11배에 달한다. 우리 기업들이 군침을 흘릴만하다.
일본 시장, 생각보다 호락호락하지 않다. 일본 IT산업은 `잘라파고스`라는 반갑잖은 별칭이 붙을 만큼 문화적 특수성이 강하다. 모바일 앱 시장에서도 `갈라파고스 신드롬`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잘라파고스`란 `일본`(Japan)과 `갈라파고스`(Galapagos)의 합성어다. 갈라파고스는 외부와 고립된 동태평양 지역 19개 섬들로 이루어진 군도로, 독자적으로 진화한 종들이 서식하는 고유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
일본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유료 앱 시장이다. 하지만 개별 앱 차원에서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일본 애드웨이즈가 각국 아이폰 앱스토어의 작년 7월 실적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탑 그로싱 1위 앱의 매출에서 일본이 미국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일본 1위 앱 매출을 100으로 놓았을 때 2위인 미국은 91, 3위인 영국은 28에 불과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앱은 일본에 있다는 의미다.
또 매출 상위 10개 앱이 전체 앱스토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미국은 20%지만 일본은 그 2배가 넘는 41%며, 상위 100개 앱의 경우 미국은 52%를 차지했지만 일본은 71%다. 일본 시장에서는 앱 마켓 상위 순위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일본 모바일 앱 시장에서는 리워드 광고(CPI)로 앱 설치를 유도하는 마케팅이 일반적이다.
독특한 일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현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스쿠터 브라운이나 스콧 보라스와 같은 에이전트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세계적 수준의 우수 앱을 보유하고도 언어 장벽과 현지 경험 부족으로 일본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기업에게는 특히 현지 상황과 네트워크에 능통한 에이전트가 필요하다.
류현진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는 `벼랑 끝 전술`로 유명하다. 보라스가 연초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테이크를 먹을 건데, 저녁 식사시간이 언제인지는 문제가 안되잖은가?” 라고 말했다. 인기 개그 프로그램 `어르신`의 말투를 흉내 내 “조금 늦으면 어떻겠노? 소고기 묵을 낀데”라고 해석한 글도 있다. 현지 시장에 대한 충분한 분석 없이 일단 나가고 보는 용감한 기업들에게 `어르신` 스타일로 한 마디 해보자. “일본에 서둘러 가면 머하겠노? 소고기도 못 묵을 낀데”
이선진 애드웨이즈코리아 부사장 yachtman.lee@ga.adway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