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졸업 후 KBS 기술연구소에 들어갔지만 IMF 때 광고국을 자원했습니다. 주변에서 왜 사서 고생을 하냐며 다들 말렸습니다. 경기가 안 좋은만큼 `슈퍼갑`인 KBS 광고매출도 뚝뚝 떨어졌습니다.”
![[이사람]박희성 KBSN 대표 "사람에 대한 애정과 관심, 좋은 방송으로 보여줄 것"](https://img.etnews.com/photonews/1303/400204_20130318165754_601_0001.jpg)
박희성 KBS N 대표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KBS에 있을 당시 비교적 칼퇴근할 수 있는 기술직에서 광고 영업을 위해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야 하는 부서로 자진해서 옮겼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람 때문이었다. 그는 “공대를 졸업했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술잔을 부딪치며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직종으로 옮기고 싶었다”며 “특히 IMF 때 광고 매출이 하락하는 광고국을 지원한 것은 더 이상 떨어질 바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일만 남지 않았겠냐고 생각했다”고 대수롭지 않게 덧붙였다. 그는 KBS에서 5년 동안 광고국장을 맡았다. KBS 역사상 최장기간 광고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광고국에서 12년을 재직했다.
박 대표는 쉬는 날에도 사람이 많은 곳을 찾는다. 그는 “활력이 넘치는 재래시장을 구경하는 것이 취미라 일상에 지칠 때 새벽시장을 찾아가면 새벽 3~4시에도 에너지 넘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면서 힘을 얻는다”며 “시장에 있는 다양한 이들을 보면서 저런 모습이 바로 방송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 N 대표로 온 지금 그는 회사에서 활력을 찾는다. 그는 “KBS N 직원의 평균연령은 KBS보다 한참 어려 활력이 넘친다”며 “직접 제작PD, 직원과 술자리를 가지면서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사람에 대한 애정을 방송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여성채널 `W`에서 한국여성의 스트레스를 날려줄 예정이다.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칭하는 그는 “우리나라 여성들은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고된 삶을 살고 있지만 고충을 들어줄 통로가 없다”며 “많은 여성채널이 과소비나 외모만을 꾸미는데 집중돼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KBS N의 W는 여성의 내적인 고민을 잘 듣고 속 시원하게 해소해줄 수 있는 채널이 돼 한국 여성이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어린이 채널 KBS 키즈와 여성채널 W 등에서 좋은 자체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직접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