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는 압축파일 `알집`이라는 무료 소프트웨어로 그야말로 압축 성장을 하고 있다. 무명의 중소기업에서 지금은 자체 사옥을 가진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임직원 수는 400명에 육박하고, 올해부터는 IFRS 연결재무재표도 도입한다.
이 회사는 게임과 포털 이외에 압축파일 `알집`, 공개용 무료 백신 `알약`, `알툴즈` 등 `알∼`시리즈가 SW부문 대표 상품이다. 매출은 `알∼` 상품에 결합한 광고와 기업용 유료백신 및 SW 판매에서 발생한다.
김장중 이스트소프트 대표는 “서비스 관점에서 가장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은 많은 사용자”였다며 “수백만명의 사용자 수는 제품의 가치를 인정받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회사가 인지도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무료SW 공급을 선택한 것이 지금까지는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스트소프트는 최근 2년간 성장통을 겪었다. 조직이 계속 커지면서 포털부문에서는 회사를 떠나는 직원도 적잖았다. 시행착오도 있었다. 매출 역시 285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여기에다 SK컴즈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터지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김 대표는 “매출액에는 크게 타격이 없었다”고 말했다. 금액보다는 그동안 가꿔 온 무형의 손실을 더욱 가슴 아파했다. 그는 “개인사용자 버전인 알집 공개용 광고모듈이 변조된 게 주요 원인”이라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전파되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모듈 변조를 통한 해킹은 지금도 많이 이뤄지고 있으며, 알약과는 상관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무료백신 알약이 국내 보안 산업계에 끼친 영향에 대해 의미를 부여한다”고 말했다.
“알약이 등장한 이후 가짜 무료백신이 많이 사라졌으며, 무료 백신의 품질수준도 높아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상시모니터링팀을 가동해 해커들의 공격을 탐지, 대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알약 안드로이드를 앞세워 해외 시장 개척에 본격 나섰다. 2012년은 모바일 보안 분야에서는 의미 있는 한해였다. 알약 안드로이드 백신은 세계적으로 860만명이 다운로드를 받았다. 영어와 일본어 버전으로 번역한 온라인PC용 알약의 해외 수출도 진행 중이다.
김 대표는 “보안 사업의 경우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안티바이러스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보안 SW에서 영업이익률 20%와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이는 게 1차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스트소프트는 현재 무료백신 알약과 함께 문서중앙화 솔루션인 시큐어디스크를 공급 중이다.
김장중 대표는 “이메일과 스팸메일이 내부망으로 들어올 때부터 탐지해주는 엔드포인트 보안 사업을 보다 강화해, 인터넷 시큐리티로 확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하는 일에 (직원들이)의미를 부여해 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