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가 중소기업청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황 중소기업청장 내정자는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식 백지 신탁 문제로 중소기업청장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18일 밝혔다.
황 내정자는 중소기업청장직을 수행하려면 주식백지신탁제에 따라 한 달 내에 회사 주식을 전량 매각해야 하는 조항을 몰랐다.
그는 “한 달 안에 주식을 전량 매각하기 어려운 데다 회사가 공중분해 될 수도 있어 마음을 접었다”며 “젊음을 바쳐 자식처럼 키운 회사를 한 달 이내에 내팽개치듯 아무에게나 넘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주식 백지 신탁제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합리적인 법·제도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는 대통령님과 국민, 그리고 중소·벤처기업인 여러분께 송구 하고도 무거운 마음으로 중소기업청장직을 수행할 수 없음을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중소기업청장직 제의를 받았을 때, 벤처기업 현장에서 생각한 바를 정책으로 실현하고, 최선을 다해 조금이라도 창조경제를 구현하는데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주식을 백지 신탁해야한다고 들었을 때에도, 재임 기간뿐만 아니라 재임 이후 일정기간까지도 회사와의 관계를 단절할 각오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막상 업무를 챙기며 백지신탁의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해 보니, 도저히 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너무 가혹한 것이었습니다.
제 인생을 걸고 창업해서 지금까지 일구어온 회사의 소유권까지 어떻게 포기할 수 있겠습니까. 설령 회사를 정리하려고 해도 최소한 주식을 제대로 처분할 수 있는 방법과 충분한 시간은 주어져야 하는데, 기업을 책임지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가 어려운 법과 제도였습니다.
젊음을 바쳐 자식같이 키워온 기업을 1개월이라는 법적 시한에 매여서 내팽개치듯 아무에게나 처분할 수는 없었습니다.
공직자가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려는 제도의 취지는 십분 이해하고, 인정하며 존중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기업인의 현장경험과 전문성을 행정에 융합하고 창조경제의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취지를 살리면서도 합리적으로 법과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소기업청장 제의를 받고 주식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전해 듣고도, 절차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수락함으로써 이러한 물의를 야기한 것은 모두 저의 불찰이고 책임입니다.
다시 한 번 저를 믿고 중책을 맡기고자 하셨던 대통령님께 누를 끼치게 되어 송구스럽고, 국민과 중소·벤처기업인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2013.03.18
황철주 올림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