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iPS세포 연구 경쟁…난치병 치료 전환점 되나?

각국이 유도만능줄기(iPS)세포를 이용한 연구를 본격화한다. 파킨슨병, 척수 손상, 당뇨 등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19일 일경산업신문 등 외신은 일본 교토유도만능줄기세포연구소가 최근 유도만능줄기세포 비축사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반세포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분리, 양성할 때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건강할 때 유도만능줄기세포를 미리 확보해두고 필요할 때 즉시 사용하도록 하는 사업이다.

이 연구소는 향후 10년간 다양한 형질을 가진 유도만능줄기세포 150종을 모아 전체 인구의 90%를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다카스 나오코 연구실장은 “일본 적십자, 제대혈 은행과 협력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업을 계기로 재생 의료 실현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 임상연구에 대한 신청 허가를 기다린다. 후생성 심사는 9월에 진행된다. 연구소는 노인성 황반병성을 앓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환자들의 피부세포에서 배양한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색소상피세포를 추출해 망막을 재생시킨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유도만능줄기세포 실용화 연구에 향후 10년간 1100억엔(약 1조2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영국도 에든버러 대학을 중심으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이용해 신경계 난치병 발병 메커니즘을 연구 중이다. 이 대학 이안 윌 머트 명예교수는 불치병이자 단백질 유전자 특정 부분에 변이가 있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근위축성다발경화증(ALS)` 환자에서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추출해 신경세포로 키웠다. 그 결과, 신경의 근원이 되는 아스트로사이트(Astrocyte)가 정상인에 비해 죽을 확률이 22배에 달했다. 이노우에 교토 대학 부교수는 “영국에서 ALS와 아스트로사이트의 죽음 사이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것은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 케빈 에간 교수팀은 ALS 환자의 유도만능줄기세포에서 운동 뉴런을 추출했다. 자극을 주어 스트레스 환경에 놓이게 했더니 신경 활동이 치열해져 세포가 활동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를 막는 치료법을 개발 중이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

◇유도만능줄기세포(iPS,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수정란이나 난자를 사용하지 않아 윤리 문제에서 자유로우면서도 분화능력은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수준인 줄기세포를 의미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환자의 체세포를 줄기세포로 전환시키므로 면역 거부 반응 문제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