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中선텍 디폴트, 태양광 시장 볕들날 기대한다

세계 최대의 태양광 기업인 중국 선텍이 결국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선텍은 중국 벤처 성공신화를 일군 스정룽 회장이 2001년 중국 장쑤성 우시에 설립한 태양전지·모듈 생산기업이다. 지난 2005년 미국 증시에 상장한 후 무섭게 성장하며 세계 태양광 시장을 주름잡아 왔다. 최근엔 창업자인 스정룽 회장도 불명예 퇴진했다.

선텍의 몰락은 예견돼 왔다. 선텍은 세계 태양전지 시장에서 과잉공급을 주도하며 시장 생태계를 파괴한 장본인이다. 태양광 시장은 해마다 두 자릿수의 높은 성장을 기록했지만 많은 기업이 파산했다. 돌연변이 생태계를 만들어 낸 것이다. 태양전지의 과잉공급과 가격하락을 이기지 못해 세계적인 태양전지 기업인 큐셀이 먼저 나가 떨어졌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적극 지원한 미국 기업들도 줄줄이 파산했다. 국내에서도 일부 기업이 문을 닫았고 차세대 수종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던 대기업들도 깜짝 놀라 투자를 보류했다.

선텍의 디폴트 선언은 다른 중국 태양광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 10위권 안에 중국 기업이 여럿 있지만 이들 기업 대부분이 몇 년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앞일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럽 태양광 업계가 중국 기업을 무차별 덤핑공세를 이유로 EU위원회에 제소한 상태인 데다 미국도 중국 기업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서 상황은 더 어려워졌다. 설상가상으로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던 중국 정부도 보조금 지원을 끊으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치킨게임을 주도한 중국 기업들은 동력을 잃어가지만 태양광 시장에는 서광이 비칠 전망이다. 세계 1위 기업의 디폴트는 단기적으로 태양광 산업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좋은 신호다. 시장이 정리되면 자연스럽게 과잉공급 현상이 사라지고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선텍의 디폴트는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