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스마트하이웨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육성해야

손발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는다. 스마트카 인프라 사업인 스마트 하이웨이 사업에 정작 핵심인 자동차업계는 손을 놓고 있다. 자동차도 없는 `똑똑한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 프로젝트가 진행된 것이다. 반쪽짜리 사업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토해양부가 추진한 지능형 고속도로(스마트 하이웨이) 연구개발 사업은 2007년부터 2014년까지 7년 동안 866억원을 투입하는 대형 국책 연구개발(R&D) 프로젝트다. 하지만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2013년 현재 실용화에 근접한 연구개발은 전무하다. 현대기아차 등 자동차업체가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도로와 차량이 통신할 때 쓸 공식 주파수조차 확보하지 못한 채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예정대로 개발이 끝난다 해도 상용화단계에서는 주파수 조정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미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상당 수준의 스마트 하이웨이 관련 인프라 및 기술이 개발됐다. 해당 국가 자동차업계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실용화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 관계자들은 한국 자동차산업은 한 그룹에 심하게 편중돼 있어, 산학연관 공동 프로젝트 추진이 쉽지 않다고 푸념한다.

한국은 자동차 세계 5위 국가다. IT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당연히 세계 어느 국가보다 스마트카, 스마트 하이웨이 기술 개발이 유리한 조건이다. 그럼에도 스마트 카 및 도로 관련 기술은 아직 미국과 일본의 2000년대 초중반 수준에 머물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더욱이 우리는 교통사고 사망률이 높은 국가로 분류돼 있어 자동차와 스마트 접목을 통한 안전성 확보가 절실하다.

스마트 하이웨이 기술을 선점하면 독자 구축한 지능형 도로 기술과 스마트카·ICT 인프라를 해외로 수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사회간접자본인 만큼, 그 규모는 단품 수출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자동차업계가 적극 참여해 실용화를 담보할 수 있는 후속 프로젝트가 추진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