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통위에서 온 김아무개 입니다.”
“아 네, 교과부에서 왔습니다.”
26일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인 `창조경제`를 이끄는 핵심 부처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둥지를 튼 과천정부종합청사에선 이 같은 장면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아직 이사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미래부로 옮기기로 한 대부분 공무원들은 전날부터 과천 미래부로 출근했다.
과학기술과 ICT의 융합을 통해 창조경제를 이끈다고 공언한 만큼, 사무실 배치부터 두 분야를 섞었다. 연구개발 관련 부서 옆에 통신정책 부서가 있고, 우주원자력 부서 근처에 전파정책 부서 사무실을 놓은 식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출신 서기관 직급의 공무원은 “사무실을 이웃하게 됐지만 아직은 출신이 달라 서먹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발령을 낸 과장급 인사에서도 옛 교육과학기술부 출신을 방송통신관련 부서로, 방통위에서 온 과장급 인사를 과학기술관련 부서로 각각 2명씩 보내는 등 과학기술과 ICT 관련 정책 업무의 `화학적 융합`에 신경을 썼다. 나머지는 대부분 기존의 업무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장관 취임 전에 이 같은 발령을 낸 것은 조직 안정과 빠른 업무 추진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후 장관이 취임하고 수 개월 뒤에는 보다 더 많은 `교대 인사`가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일부 부서 사무실에는 전기와 인터넷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등 불편도 있었지만 대부분 부서에서 업무와 보고를 시작했다. 부이사관급 한 미래부 공무원은 “인터넷이 안 돼도 휴대폰으로 대부분 할 수 있다”며 “새 부처 이관과 상관없이 처리해야 할 업무는 정상적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장관 직속부서로 미래부 내에서도 창조경제 아젠다를 발굴할 부서로 꼽히는 `창조경제기획관`실에는 방통위·교과부·국가과학기술위원회 출신 과장급 인사들이 한 명씩 발탁됐다. 미래부 관계자는 “창조경제기획관은 미래부의 `아이디어뱅크` 역할을 할 핵심부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25일 취임식을 가진 이상목 1차관·윤종록 2차관은 각각 `조직 안정·융합`과 `헝그리 정신`을 강조했다. 미래부 공무원들은 “고위 관료 출신인 이 차관과 업계 출신인 윤 차관의 뚜렷한 개성이 드러났다”며 각자 모시게 될 `상사`의 스타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