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철폐되는 IT품목 늘어난다…정보기술협정(ITA) 회원국간 논의 급물살

올해 말 관세가 철폐되는 정보기술(IT) 품목이 지금보다 두 배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74개국이 지난해 정보기술협정(ITA) 개정 비공식 협상테이블을 연 지 1여 년 만의 성과다. 세계적으로 보급률이 높아진 디지털TV, 내비게이션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국가 IT 제품 교역량은 전 세계의 97%를 차지해 산업적으로 큰 반향이 일 것으로 보인다.

26일 니혼게이자이, 워싱턴포스트 등을 종합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EU, 일본, 호주, 대만, 코스타리카, 캐나다 등 38개 ITA 회원국이 관세 철폐 희망 품목 리스트를 제출, 교환했다. 중국, 인도 등은 자국 산업계와 관련 내용을 놓고 협의 중이다.

경제 및 수출규모가 상당하지만 ITA 미가입국인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은 확대협정 가입을 유도할 예정이다. 향후 회원국 간 견해차를 좁히기 위해 이들 국가는 7월 제네바 EU대표부에서 다시 모임을 갖기로 했다.

ITA는 IT 제품과 게임기 등 디지털 제품의 관세를 철폐해 무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1997년 결성됐다. 대상 품목은 컴퓨터와 휴대폰 등 140개 품목이다. 74개 국가와 지역에서 관세가 없다. 하지만 ITA가 발효된 이후 15년 동안 품목 수는 그대로였다. 이 때문에 미국과 EU 등은 그동안 보급된 디지털TV와 디지털비디오카메라·디지털 복합기·자동차 내비게이션·게임기·리튬이온전지 등 150개 품목을 새롭게 추가할 것을 요구해왔다.

쟁점도 있다. 각국이 제출한 리스트를 하나의 문서로 만들기는 했지만 회원국 간 합의나 공통 의견이 모이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동일한 HS코드 내에서도 세부 품목 명을 달리 기술한 것이 많아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타자기, 전기오븐, 의료장비 등 IT 품목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없는 제품도 다수 존재해 분쟁의 씨앗이 될 것으로 보인다.

ITA 관계자는 “관세가 철폐되면 주요 기업의 매출이 증대되고 일자리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소비자도 더욱 저렴한 제품 구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