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하이 후계자, `대만의 아키하바라` 조성한다

팍스콘의 모회사인 혼하이 정밀공업이 대만의 `아키하바라(일본의 대표적 전자유통단지)`를 조성한다. 소규모 컴퓨터 업체들이 모여 있는 광화상장을 재개발해 가전 양판점과 애니메이션 가게 등을 입주시켜 새로운 관광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궈타이밍 회장의 후계자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그의 아들인 궈서우정 이사가 처음 사업 일선에 나서 진두지휘한 것이라 눈길을 끈다.

26일 혼하이 그룹은 타이페이에 2014년 여름을 목표로 대형 복합 상업 시설을 만든다고 밝혔다. 약 8900㎡의 부지에 지상 12층 지하 6층짜리 건물을 건설한다. 투자금은 약 38억대만달러(약 120억 엔)가량이다. 가전 양판점과 애니메이션 제품 판매점, 레스토랑, 다목적 홀 등을 갖추고 150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대만 광화상장은 소규모 상점이 대부분으로 한국의 용산이나 일본의 아키하바라 같은 화려함은 없다. 혼하이 그룹은 새로운 시설에 엔터테인먼트 성격을 가미해 본격 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다. 미래의 IT 인재를 육성하는 학원도 만들기로 했다.

궈서우정 이사가 본격 사업 일선에 등장한 것도 주목할만하다. 궈 이사는 아버지의 뒤를 잇는 것을 싫어해 스스로 컴퓨터 동영상이나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제작 회사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복합 상업 시설 착공식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후계자임을 대내외에 알린 것과 다른 없다는 분석이다. 궈 이사는 “이 곳을 미래의 IT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혼하이 그룹의 이번 재개발 계획은 유통·서비스 사업의 강화에 있다. 주력 사업인 수탁 생산 사업은 중국 인건비 상승을 받아 수익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혼하이 측은 당시 “앞으로 상업과 무역의 혼하이로 거듭날 것”이라고 사업 모델 수정을 선언한 바 있다. 이 회사 궈 회장은 “광화상장을 혼하이가 유통업으로 성공할 시금석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