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원인 이미지넥스트 대표의 기술 사랑은 유별나다. 차량 주변을 360도 볼 수 있는 서라운드 뷰 모니터링(SVM) 시스템 전문업체인 이미지넥스트를 2007년 창업한 이후 지금까지 무려 100억원 이상을 기술 개발에 쏟았을 정도다.
![[책과 CEO]백원인 이미지넥스트 대표 `장사의 시대`](https://img.etnews.com/photonews/1303/409303_20130328162529_351_0001.jpg)
회사 자본금이 42억원이고 직원 수가 38명인 것을 생각하면 연구개발(R&D) 비용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앞서 미라콤아이앤씨와 현대정보기술을 이끌면서 `전문기업은 기술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배웠다.
백원인 대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흔히 개발자가 빠져들게 마련인 `기술 지상주의` 유혹에서 벗어났다. 기술과 시장을 반드시 결합해야 한다고 믿는다. 기술 없는 시장도 없겠지만 시장 없는 기술도 무의미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기술을 선도하는 엔지니어가 취약한 부분이 소비자 만족에 대한 이해”라면서 “소비자에게 좋은 메시지와 공감을 주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백 대표가 추천한 책은 `장사의 시대(The Art of the Sale)`다. `마케팅 원론에는 없는 세일즈의 모든 것`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세계 곳곳에 숨은 장사 고수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슬람 상인의 흥정 비법, 홈쇼핑의 스토리텔링, 판매 조직이 종교 조직을 모방하는 이유 등 전 세계 판매 마법사의 이야기다.
`왜 마케팅은 가르치면서 장사 기술을 가르치지 않는지` 궁금해진 필립 델브스 브러턴 하버드 경영대학원생이 직접 전 세계 장사 고수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판매 비법을 수집했다.
백 대표는 서점을 돌아다니다 이 책을 직접 선택했다고 말했다. 기나긴 R&D 기간을 거쳐 최근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다음이어서 더 눈길이 갔다는 생각이다.
그는 “앤디 워홀이 `돈 버는 것은 예술이고 일하는 것도 예술이며 좋은 사업은 최고의 예술`이라고 말했는데 그 말에 100% 공감한다”면서 “이 말을 직원에게 전하면서 이 책을 추천하고 직접 선물해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으로 어느 성공한 음식점 주인이 아침에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음식점 변기 청소를 하는 부분을 꼽았다.
백 대표는 “보통은 출입문이나 홀 등 눈에 잘 띄는 곳만 청소하고 말 텐데 이 음식점 주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한 것”이라며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를 고객 감성을 충족시켜주는 제품으로 연결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